[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최근 SNS에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발언으로 친문 성향이 강한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아예 코멘트를 달지 않고 있다.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해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우럭·랍스터 사진을 올리며 “잘 가라 우럭아 니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다 고맙다”, “가재야 잘 가라 미안하고 고맙다” 등의 글을 썼다.
이 글을 놓고 온라인에서는 정 부회장의 글이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방명록을 따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적어 비판이 일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8일에는 소고기 사진을 올리며 “너희들이 우리의 입맛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적었다. 이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6년 세월호 분향소에서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쓴 방명록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이후 정 부회장은 해당 글을 “육향이 진하고 씹는 맛이 일품임. #남의살 아 진짜 맛나게 먹었다 고맙다”로 수정했다.
이 글을 놓고 소위 말하는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 사이에서는 신세계와 이마트, 스타벅스 등을 불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 부회장은 자신이 쓴 멘트가 논란이 되자, 'sorry and thank you'라고 변경했지만, 그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 정 부회장은 지난 6일 음식 사진을 올리며 "오늘도 보내는 그들 ㅠ 뭐라 딱히 할말이 없네 0000.000.0 00000"라고만 적었다. 이후 올린 애완견 사진에도 "#뽀숑 00 000 0000000 000 0000"이라고만 썼다.
정 부회장이 이런 방식을 택한 건 자신이 했던 발언이 정치적인 의도가 전혀 없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미안하다. 고맙다" 등의 발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도 "선물 줘서 고맙다는 표현도 맛을 선물해준 생명에게 미안함도 표현할 수 없는 이 시대의 비극을 어찌 표현해야 할까", "대한민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없어진 듯하다" 등의 의견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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