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해운에 이어 항공 화물 운임까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운업계와 항공업계는 운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증대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수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으며 운송난에 허덕이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화물기에 수출 화물이 실리는 모습./사진=각 사 제공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 운임은 1㎏당 8.7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1㎏당 8.48달러로 2015년 통계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달에도 최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1월 항공 화물운임은 1㎏당 3.14달러였다. 이후 5월 1㎏당 7.73달러까지 올랐고 12월에도 7.5달러로 강세가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3월에는 5.48달러까지 폭락하는 등 약세가 이어지다 2분기에 다시 강세로 전환했다.
지난해부터 화물 운송을 확대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화물기를 100% 가동해 화물 운송발 호조세를 누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전년 대비 108%,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매출은 83% 늘어났다. 대한항공의 1분기 화물 수송량은 24억4600만톤킬로미터(FTK·편당 수송 톤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값의 합계)로 전년 대비 3%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여객 운송에 주력했던 저비용항공사(LCC)는 국제 항공 화물 운송 수요 증가에도 오히려 화물 운송량이 코로나19 이전의 30% 수준에 그쳤다. 화물기가 없는 LCC는 여객기 화물칸에 화물을 탑재해 여객기를 운항할 때 화물을 함께 운송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됨에 따라 여객·화물 운송 모두 줄었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역시 지난 4일 최고치를 나타냈다. SCFI는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수치다. 지난 4일 전주 대비 117.31포인트 오른 3613.07을 기록했다.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인데다 지난해 같은 날(925.50)의 4배에 가까운 수치다.
무역업계에 따르면 해상·항공 화물 운임 상승으로 국내 수출기업의 물류비 부담은 증가했고 화물선·화물기 부족으로 제때 화물 운송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약정된 금액으로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대기업과 달리 단기 계약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항공유 가격 상승 탓에 항공 화물의 경우 화물 유류 할증료까지 인상됐다. 대한항공의 한국발 국제선 화물 유류할증료는 1∼2월 0원이었다. 이후 항공유가가 올라 3월부터 1㎏당 100원이 부과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73.85달러로, 전년 대비 108.9% 상승했다.
정부 당국은 수출 기업의 운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중소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물류비 특별 융자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 운송을 하려는 곳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과거 대비 항공 운임도 상승했다"며 "화물 운송 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