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력 및 체제 확보에 열을 올리는 한편 DNA 백신 연구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제1 스포츠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 접종 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8일 업계에 따르면 DNA와 mRNA는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은 같지만, 체내에 유전자를 전달하는 방식이 DNA냐 mRNA에 따라 나뉜다. 백신으로 주입된 인공 스파크 단백질이 항체 형성을 유도해 면역 반응을 높이는 원리는 같다.
mRNA 방식 백신은 모더나, 화이자가 개발에 성공했으며 DNA 방식 백신은 아직까지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국내에선 바이오 기업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이 DNA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제넥신은 최근 DNA 백신 후보물질 'GX-19N' 임상 1상을 지난 2월 마무리하고 최근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첫 번째 투여 시 심각한 이상반응을 보이거나 부작용으로 임상을 중단한 참가자가 전무했으며, 두 번째 투여에서도 부작용이 증가하지 않아 안정성을 확인했다는 게 제넥신의 설명이다.
면역원성을 나타내는 스파이크 단백질과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 단백질 결합 항체는 분석 대상자 20명 중 17명에서 4배 이상 증가했다.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도 투여 전보다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였다.
진원생명과학은 mRNA 세계 3대 기관 중 하나인 미국 휘스턴 메소디스트 병원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백신을 연구개발 중이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 GLS-5310 임상 1/2a상을 승인 받았다.
진원생명과학은 현재 임상 1상에서 45명 피험자 모집을 완료하고 2차 투약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쯤 임상 2a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에서 남아공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동물실험도 진행 중이다.
mRNA 백신 개발 체제 확보를 위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한미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에스티팜 등은 최근 mRNA 백신의 대규모 생산기반 및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사이언스 계열사 한미약품이 보유한 평택 바이오 플랜트 제2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미생물 배양·정제 시설과 주사제 완제품 생산을 위한 충진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mRNA 및 DNA 백신 등 유전자 백신을 대량생산 할 수 있는 공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mRNA를 가공하는 5-캡핑(capping) 및 지질나노입자(LNP) 기술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5-캡핑은 mRNA가 분해되지 않도록 안정화하는 기술이다. 또 체내에 주입 시 지나친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돕는다.
LNP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에스티팜이 자체 개발한 기술과 미국 바이오기업 알뷰투스와 로이반트 사이언스가 공동 설립한 제네반트 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기술 두 가지다. LNP는 체내에서 분해되기 쉬운 mRNA를 고르게 감싸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유지되도록 돕는 약물 전달 플랫폼으로 필수 공정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는 노바백스와 같은 합성 항원 재조합백신을 셀리드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과 동일한 바이러스벡터 방식 백신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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