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분기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이 이어지면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회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선두권 증권사들의 순익이 일부 은행보다 압도하는 경우도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자산운용사들 역시 1분기 순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8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국내 증권사들이 ‘쾌속질주’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2분기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를 3427억원으로 제시했고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2990억원, NH투자증권 2679억원, 삼성증권 2533억원, 키움증권 2413억원, 메리츠증권 1984억원 등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간 실적 전망치를 보면 스케일은 더욱 커진다.
일단 한국금융지주가 영업이익 1조 3788억원, 순이익 1조 1514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작년 대비 각각 61.0%, 33.9% 급증한 규모일뿐더러 순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이다.
작년 실적에서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 1조원’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에프앤가이드는 그 뒤를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영업이익 1조 1976억원, 순이익 904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역시 전년 대비 각각 7.2%, 8.4% 늘어난 수준이다.
뒤이어 NH투자증권 영업이익 1조 662억원(+35.4%), 순이익 7528억원(+30.5%), 삼성증권 영업이익 1조 180억원(+50.2%), 순이익 7381억원(+45.4%), 키움증권 영업이익 1조 164억원(+4.9%), 순이익 7688억원(+8.9%) 등의 전망치가 나왔다.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는 회사들이 올해 대거 나오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지난 1분기에 관측된 또 다른 독특한 점은, 선두권 증권사 중에는 은행 실적을 추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국내 57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약 3조원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15개 일반은행(특수은행 제외) 당기순이익 2조 9000억원을 추월한 것이다. 증시 활황 덕분에 증권사 수수료수익과 자기매매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반면 은행들은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 전통 수익원에서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증권사들과 함께 ‘금투업계’로 묶이는 자산운용사들 역시, 올해 비약적인 성장세를 기록해 달라진 금융권의 판도를 보여주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분기 자산운용사들이 6150억원의 당기순이익(잠정)을 거둬,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종전 최대인 작년 3분기 기록보다 34.4% 늘어난 것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52.6% 증가했고 작년 동기보다는 무려 424.7% 폭증한 결과다.
통상 금융권 내에서 은행들의 수익은 다른 비(非)은행 계열사들과는 단위부터가 다른 경우가 많았지만,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이 압도적인 호실적을 바탕으로 격차를 좁히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같은 경향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펀드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라면서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의 수익구조가 아직 충분히 다변화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판도가 다시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