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새 사령탑으로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헌정사상 첫 원내교섭단체 당수다. 세대교체를 내세운 ‘36세 0선’인 이 대표의 향후 행보와 과제는 모두 ‘공존’에 방점이 찍혔다.
이 대표의 선출은 단순히 제1야당 대표의 얼굴이 바뀌는 것을 뛰어넘어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보수 야당의 개혁을 바라는 시대적 요구가 ‘이준석’이라는 인물을 통해 분출된 만큼 사실상 정치권의 세대교체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11일 전당대회 직후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이 대표 개인이 아니라 ‘이준석’이 갖는 의미를 곱씹어봐야 한다”면서 “이제 이 대표의 행보는 과거의 정치권과 일일이 비교되면서 그 자체로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대교체의 중심에 섰다는 것은 과거와 미래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측의 ‘조율자’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이를 감안한 듯 이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도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존”이라면서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강조해왔던 ‘공존’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다양한 사람이 샐러드볼에 담긴 각종 채소처럼 고유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라고 부연한 뒤 “이를 만들기 위해선 ‘다움’에 대한 강박 관념을 벗어던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를 기다리는 과제 중 하나는 전당대회 기간 날선 비판을 주고받았던 중진 후보들과의 관계 개선이다.
이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일반 국민여론조사에서는 나경원 후보를 앞섰지만, 당원 투표에서는 나 후보에게 뒤처졌다. 중진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아직까지는 낯선 ‘36세 0선’ 당 대표를 친숙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감안한 듯 이 대표도 주호영, 나경원 후보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는 주 후보에게는 국민의당과 합당과 관련해 “계속 이 일을 맡아주심이 좋겠다”고 제안했고, 나 후보에게는 “대선 과정에서 중차대한 역할을 부탁드릴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대선 과정에서 충분히 기여할 역할이 있는 능력 있는 분”이라면서 “대선후보가 정해지면 상의해서 모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나경원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차기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 재편도 과제다. 이 대표가 그동안 공정한 경선을 강조한 만큼 조만간 시기와 방식 등을 확정 지은 뒤 경선 버스를 출발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저는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며 “상대가 낮게 가면 더 높게 가고, 상대가 높다면 더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원칙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야권 재편의 핵심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 소통에 나선 데 이어 9일 퇴임 이후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조만간 정치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재형 감사원장도 대권 도전설이 정치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르면 7월 감사원장을 그만두고 대선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최재형 대안론’이 구체화되고 있다.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도 야권 재편의 과제로 꼽힌다.
이 대표는 "당 밖에도 문재인 정부와 맞서는 일에 충분한 기여하신 분들이 있다. 굳이 이름을 이야기하자면 윤 전 총장, 안 대표, 일각에서 거론되는 최 감사원장 등이 정치참여 의사가 있다면 당 대표로서 안내하고 그분들에게 필요한 정보 제공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이 입당이나 합당 전까지는 우리당 경선이나 룰 세팅 과정에서 우리 당원과 당내 인사들의 의견이 주가 될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특정 주자를 위해서 유리한 룰을 만든다는 비판 받지 않기 위해 당내 여러 인사의 총의를 모아서 경선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