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K-바이오 랩허브’ 유치를 위해 대전시가 시민들과 함께 유치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총력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허태정 대전시장의 지방자치단체장 평가 순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애초 대전시가 제안한 사업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전국의 17개 중 12개 시도가 사활을 건 유치전을 펼치고 있어, 대전으로의 유치 여부가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공모 사업인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은 치료제, 백신, 신약 개발 관련 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입주 공간과 연구개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바이오 기업과 투자회사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계획으로 일자리 창출 2만명, 5000억 원 생산유발, 부가가치 2000억 원 등의 경제 효과가 전망되는 사업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10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 'K-바이오 랩허브 대전유치 결의대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공모사업은 허 시장이 지난 2019년 미국 보스턴을 방문해, 바이오 창업 지원기관인 렙센트럴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한국형 바이오 허브' 필요성을 실감하고 정부에 지속적으로 사업을 제안해 온 것이라는 점이다.
허 시장은 바이오 분야 벤처기업 600여 개, 풍부한 연구 인프라, 유수의 인력, 대학과 병원 등 대덕특구를 비롯한 자원과 기반이 이미 갖춰져 있는 대전에 유치하려는 목적으로 제안했으나, 중기부는 이번 사업을 전국 공모사업으로 내놨다.
이에 각 지자체들이 서로 앞다퉈 자신들의 도시가 최적지임을 강조하면서 유치 경쟁에 뛰어들자, 대전시는 일부에서 나오는 ‘자기 밥그릇도 못 챙겼다’라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9일 논평을 통해, “최근 리얼미터가 발표한 자치단체장 평가 여론조사 결과, 허 시장의 평가가 전국 최하위”라며 “시민의 실망을 두려워하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대전시민이 평가한 허 시장 업무수행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며 “허 시장은 무엇을 잘못했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대체 무슨 일을 했냐고 묻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허 시장은 중기부가 떠날 때도 존재감 없이 청와대만 바라보고, 몇 마디 하다 말았다”며 “중기부에 버금가는 기관이 내려올 것이라는 정부와 청와대는 아직까지 뚜렷한 얘기가 없다”고 꼬집었다.
시당은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는 허 시장에 대한 시민 실망이 전국 최하위 평가를 낳은 것”이라며 “임기 마지막을 달리고 있는 허 시장은 지금이라도 시민의 실망을 두려워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바로잡고자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시장은 리얼미터가 지난 3, 4월에 거쳐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만 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4월 정례 광역단체장 직무수행평가 조사 결과, 17개 단체장 중 15위를 기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정계 인사는 “혁신도시 지정 촉구, 중기부 이전 철회 촉구에 이어 이번 랩허브 유치 또한 시민들의 힘을 빌리면서, ‘새로운 대전, 시민의 힘으로’라는 표어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며 “이런 일들이 있을 때마다 국회로만 향하고, ‘시민들의 염원’에만 기대고 있으니, 매번 지자체장 평가순위가 하위일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조소 섞인 비난을 전했다.
한편, 이번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은 오는 21일부터 2일간 진행되는 현장평가와 발표평가를 거쳐, 7월 중에 후보지가 확정될 예정이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