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13일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철거 건물 붕괴 참사로 숨진 75세 A씨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장례식 내내 황망함을 감추지 못한 유족들은 운구차로 옮겨지는 관을 보자마자 재차 커다란 울음을 터트렸다.
고인은 유독 산을 좋아했다. 사고가 난 그날도 무등산에 오르기 위해 시내버스에 탔다가 변을 당했다. 뜨거운 햇빛을 피해 느지막이 길을 나섰던 게 화근이었다.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영면에 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A씨를 포함해 이번 참사로 숨진 사람은 모두 9명이다. 이날까지 피해자 7명의 유족들은 장례 절차를 마치고 힘겹게 고인들을 떠나보냈다.
고등학생 피해자인 18세 B군 등 나머지 피해자 2명은 오는 14일 발인한다.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도 참사 5일째인 이날까지 계속됐다.
참사 이튿날부터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차려진 피해자 합동 분향소엔 이날 오전까지 4500여명이 찾아왔다. 피해자의 영정사진을 보며 발을 동동거리던 친구들도, 일면식도 없지만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시민들도 피해자들의 안식을 기원했다.
이날 자녀 2명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일가족도 엄숙한 표정으로 헌화와 분향을 하며 허망한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으고 기도하듯 묵념하는 이들의 눈에선 굵은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41세 김인숙 씨는 "너무 안타까워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좋은 곳에 가셔서 평안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재개발 현장에도 시민들의 추모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붕괴 건물 잔해 옆엔 누군가가 둔 국화 한 다발이 있었다. 그 맞은편엔 월남동 거주 고1, 고3 아이들의 엄마라고 밝힌 한 시민의 손편지가 안개꽃과 함께 놓여 있었다.
그는 손편지를 통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건 우리의 몫"이라며 마음을 전했다.
앞서 9일 오후 4시 22분 경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 부지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하며 그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잔해에 매몰됐다. 이 버스에 타고 있던 17명 가운데 9명이 사망하고 8명은 중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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