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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조직개편, 시의회 책임될까

2021-06-14 14:52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출범 두 달을 넘긴 오세훈 서울시장의 조직개편안이 서울시의회의 거듭된 비토(Veto·거부권 행사)로 오리무중이다.

'오세훈표 조직개편안'을 놓고 오전 11시 서울시와 시의회 측은 긴급회의를 갖고 담판에 나섰다. 일종의 최종 협상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대로 통과될지 미지수다.

여기서 양측 의견 조율을 마치더라도 조직개편안 최종안에 대해 15일 열릴 민주당 시의원 총회에서 어떤 지적이 나올지 관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의회는 110석 중 101석을 석권한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시의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이유로 본회의 일정을 연기하면서 7월 시 정기인사를 사실상 무산시켰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 좌측)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4월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시의회-서울시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에 서명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앞서 오세훈 시장은 노동민생정책관 명칭을 공정상생노동정책관으로 바꾸는 절충안을 냈고, 가장 큰 난관이었던 서울민주주의위원회에 대해 기존 조직 기능과 규모를 더 확대해달라는 시의회 의견을 전격 수용하기도 했다.

오 시장의 협치에 민주당이 화답할지 주목된다.

14일 긴급회의에 이어 15일 오전 비공개로 열리는 시의회 운영위원회, 의원총회, 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등에서 조직개편안이 논의된다.

사실상 민주당 시의원들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나서면 오 시장이 조직개편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15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조직개편안이 통과되어야 비로소 오 시장은 부동산 공급 확대 등 자신의 주요 공약들을 실행에 옮길 실무진을 갖추게 된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조직개편안과 관련해 시와 시의회 간 가장 큰 갈등은 온라인 공공교육 플랫폼인 소위 '서울 런(Seoul Learn)'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런은 공공교육 플랫폼을 표방하고 나섰는데 서비스하려는 콘텐츠 중 유명 강사 및 학원 강의(대성마이맥 아이스크림에듀 메가스터디 등)가 들어가면서 이에 대해 민주당 시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오 시장은 코로나 사태로 벌어진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교육 플랫폼을 통해 질 좋은 온라인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측은 '사교육 조장'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정확히는 교육플랫폼 추진반 신설인데, 서울 런은 평생교육 콘텐츠까지 망라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자발적인 학습을 돕는 플랫폼이다.

시는 사회공헌 공공교육 측면에서 업체들이 시중가격 15% 수준으로 콘텐츠를 공급하고, 서비스 제공 대상 또한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 자녀로 국한하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기존 가격보다 훨씬 싼 수준으로 저소득층에게 제공하려는 사교육 콘텐츠 플랫폼을 막아선 셈이다.

앞서 서울시 공무원노조는 지난 7일 성명서를 내고 오 시장의 조직개편안에 대해 "시의회의 대승적 결단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시 및 자치구 5만 공무원의 하반기 인사 일정에 일정부분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조직개편은 행정의 영역이고 입법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가 언제까지 오 시장의 발목만 잡는 시정을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시의회 관계자는 14일 본보 취재에 "일정대로 진행되면 조직개편안은 수월하게 통과될 것"이라며 "코로나 추가 확진자가 변수지만 이번 본회의 일정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다만 조직개편안과 별도로 향후 추가경정예산이나 본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시와 시의회 간의 간극이 조정될 여지는 있다"며 "실질적인 임기가 10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다들 알고 있다. 그리 쉽게 갈등이 커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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