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3차 계획 기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관련 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장외 거래량을 장내로 유입시키고 관련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태선 NAMU EnR 대표./사진=미디어펜 박민규 기자
김태선 나무 EnR 대표는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1 산업혁신 포럼: 탄소배출권, 거래활성화와 제도 재정비'로 열린 '2021 산업포럼'에서 "탄소배출권 관련 파생상품 자체에는 공감하나 소모품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선물시장이 개설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재고 개념은 금융 시장에는 없지만 가스·탄소배출권 시장에는 있다"면서 "금융과 소모품의 수급 결정 요인은 다른 만큼 이론 가격 산정에는 재고 위기가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국내 배출권 시장은 형성된지 7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유동성이 없어 시장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해당 시장에 접근할 때는 경제 성장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에서는 톤당 50유로가 넘으며 사상 최고가를 구가하나 국내에서는 1만원대에 그치는데, 이는 제도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4월 글로벌 통화량은 3월 대비 51조원 가량 늘어난 3300조원이지만 국내 배출권 시장에는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유럽에서는 개인 투자자 참여도 활발하나, 국내에선 정부 당국이 시장 참여 제한을 두고 있어 680여개사만 거래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배출권 시장 문호를 활짝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배출권 가격은 전력공급 상황에 따라 변동되는 만큼 원가 구조에 민감하고, 국내 관련 제도 중에는 이월 제한 규정도 있어 거래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달 3일 기준 배출권 가격은 가중 평균시 톤당 1만2970원까지 하락,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이슈가 생기기 전에 이월된 물량이 배출권 가격 급락을 자극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사후적으로 따지면 배출권 수급 균형이 깨졌다고 판단해 정부는 이월 제한을 했는데, 현 시점에서는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석탄 발전 비중이 줄어드는 만큼 배출권 소멸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시장이 존재하는 만큼 가격이 0에 수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 참여자들이 시장 자체에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것은 맞지만, 올해 4월 배출권 가격 급락은 과잉 공급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로 22년만에 역성장을 하게 됐고, 배출권이 남아도는 결과를 불러왔다. 2015년 1월 11일부터 올해 5월 말까지 국내 배출권 시장에서는 톤당 4만900원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전까지는 매도자가 가격을 결정했으나, 코로나19 창궐 이후에는 매입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된 셈이다. 가격 인하 요인으로는 발전량의 급격한 감소 및 이월 제한 조치 등이 꼽히며, 올해는 변동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주식과 채권 시장을 모두 합하면 7000조원 가량 되나 국내 배출권 시장은 1~2조원 규모로 상대적으로 작다. 김 대표는 "그런 와중에도 장내·장외 거래가 따로 이뤄지는데 시장에 에너지를 집적시키려면 전체 거래량의 60%를 차지하는 장외 거래량을 장내로 끌어와 9대 1로 맞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배출권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거나 할당 대상 기업들에 일부는 장내로 거래토록 하는 의무 조항 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파했다. 유동성이 담보돼야 파생 상품을 만들어도 게런티에 대한 보험 성격과 안전성이 담보된다는 이야기다.
또한 "이행 기간이 지날 수록 이월 비중은 줄고 매도 비중은 늘어나 가격 하방이 세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배출권 시장이 처음 도입됐을 당시에는 투자은행들이 진입할 경우 투기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한국거래소 회원이 된 만큼 이와 같은 우려는 다소 해소된 상황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현 체제가 이어지면 개인 투자자들의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코로나로 인해 석탄 가격이 낮아진 만큼 배출권 가격도 하락기를 맞았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국내에서는 톤당 1만5000원대인데 여건상 너무 싸다"며 "추후 2만5000~28000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