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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교과서 선택하면 ‘수꼴’ 학교? 웃기는 소리!

2015-02-02 09:25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조우현 자유경제원 연구원

대한민국은 친미파인 이승만과 친일파들이 중심이 되어 수립한 나라다. 툭하면 외세에 의존했고 독재와 부패를 일삼곤 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민중들이 항거하였으나 박정희의 5.16 쿠데타에 의해 좌절되었다. 또한 박정희의 경제 개발은 군사독재의 연장이고, 새마을 운동과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은 유신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애초부터 잘못된 나라였다.

소설이 아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부분을 요약한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에 친미파의 딱지를 씌어 한 번 죽이고, 군사독재로 낙인찍어 두 번 죽였다. 이런 것을 공부한 학생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위험하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교과서는 ‘뼈’이며 거기에 살과 피를 덧붙이는 일이 작가와 학자의 몫”이라고 했다. 동의한다. 이승만은 건국대통령이고 박정희는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에 힘쓴 대통령이라는 뼈대를 세워주는 것이 교과서의 역할이다. 그 뼈에 피와 살이 붙어 공과(功過)를 연구한 연구서가 나오는 것이다. 뼈대에 대고 다짜고짜 친미, 독재라는 오명을 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

한국사 교과서는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상시 검정'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출판사가 집필진을 자체적으로 꾸려 교과서를 만든 뒤 정부의 심사를 받는 방식이다. 지난 2013년, 여러 종류의 한국사 교과서가 만들어졌고 그 가운데 교학사를 포함한 8종이 ‘검정’을 통과했다. 그중 교학사만이 유일하게 대한민국이 ‘건국’ 되었다는 내용을 서술하고 있었다.

이런 교학사 책을 두고 친일파가 만든 교과서라는 둥, 다시 유신 시대로 회귀하려 든다는 둥 궤변이 나돌았다. 교학사를 선택하면 ‘수꼴 학교’라는 오명이 붙는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친(親)대한민국 성향의 ‘교학사 교과서’가 좌파단체들의 ‘눈엣가시’였던 것이다.

자발적으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던 학교들은 좌파 단체의 거침없는 압박에 못 이겨 채택결과를 번복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420여개의 학교 중 단 한 곳, 부산 부성고만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 현 정권에 ‘독재’를 운운하던 좌파단체들이 ‘진짜 독재’가 무엇인지 보여준 기막힌 사건이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기술적인 오류가 다소 있어 몇몇 약점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친일로 몰고, 단 한 곳의 학교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박한 것은 학문의 자유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독재’였다.

역사를 장악하는 자가 미래를 장악한다. 대한민국 한국사 교과서가 이대로 간다면 미래는 큰 혼란에 빠지거나, 반(反)대한민국 성향의 사람들에 의해 장악되고 말 것이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한국사 교과서를 현행 검정 체제로 두는 것이 옳은지, 다시 국정제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검정제도가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시 국정제로 돌아가는 것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근현대사는 이해 당사자나 관계자들이 생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정권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정제로 간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과서에 잡음이 생길 것이다. 국정이란 이름으로 지금보다 더욱 숨 막히는 교과서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여러 교과서가 경쟁을 하고 학교(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하는 현재의 제도는 바람직하다. 다만 한국사의 기본 내용과 관련해 국정에 준하는 명확하고 치밀한 편수 지침과 엄중한 검정제도가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교과서를 채택할 때 교사 뿐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건전한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정위원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무지막지한 전교조도 학부모에게 외면당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집필진의 폭을 넓히는 것도 바람직한 역사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있는 방법이다. 현행 역사교과서는 역사학을 전공한 사람의 영역으로 굳어져 있다. 하지만 근현대사에 대한 역사 기술은 역사학자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산업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게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다양한 교과서가 나오고 경쟁해야 더욱 발전한 교과서가 나올 수 있다. 제2, 제3의 교학사가 나올 수 있도록 진화를 유도해야 한다. /조우현 자유경제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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