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명성) 경영'이라는 비재무적 체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기업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자 지속 가능한 전략에 방점을 찍고 정비에 나선 것이다.
보령제약 ESG 교육 콘텐츠./사진=보령제약 제공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첫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ESG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환경·사회·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등 세 가지를 중장기 과제로 삼되, 환경 부문에서 만큼은 업계 최고 수준의 사업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으로부터 일자리나 인권 등을 평가하는 사회 분야에선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환경과 지배구조에서는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ESG 경영 평가 등급은 B+. 이를 인식하고 친환경에 보다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를 위해 글로벌 표준 에너지경영시스템(ISO 50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에는 태양광 발전기와 친환경 냉매를 적용할 계획이다. 사회 부문에서는 청소년 교육 및 장학 지원, 소외계층 의료 및 보육 지원 등 다양한 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을 도모할 방침이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다양성 등을 강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2월 ESG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을 감독하는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도 신설했다.
한미약품도 최근 지속가능경영 목표와 성과를 담은 최신 CSR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미약품은2017년 업계 최초로 CSR위원회를, 2019년에는 환경안전보건 경영을 위한 hEHS위원회를 신설하고 ESG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위원회에선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 오염 물질을 감축시키고 보다 친환경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한미약품은 하도급 거래 내부 심의위원회를 두고 불공정거래 방지에도 힘쓰고 있다. 이 덕분에 지난해 KCGS ESG 평가에서 A 등급을 받았다.
일동제약도 지난해 KCGS의 ESG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제약사다. 이 외에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 종근당, JW중외제약, 동아쏘시오그룹은 대부분 B+에서 B등급에 머물렀다. 이들도 투명한 지배구조, 사회공헌,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보령제약은 ESG 경영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사고를 배양하기 위해 ESG 교육 콘텐츠를 자체 개발해 전 임직원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대상 기업들의 각종 지표 및 활동 내역 등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세 가지 항목에서 평가해 그 결과를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7등급으로 나타낸다. 세가지 항목 평가의 평균 점수가 ESG 등급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ESG 등급이 다른 산업군에 비해 낮은 건 사실이다"며 "그러나 이번에 코로나19 시국을 겪으면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도 주요 변수로 고려해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앞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을 위한 ESG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