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대면 영업의 위축과 일자리 상실, 소득 감소, 불평등처럼 코로나가 초래한 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포용적인 일자리 회복을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메인행사로 개최된 ‘일의 세계 정상회담’(World of Work Summit) 세션에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로 초청받아 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이미 시작되고 있는 일자리의 대변화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람 중심 회복’을 주제로 한 이번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어느 한 경제주체의 힘만으론 이뤄낼 수 없다. 시장 기능에 맡겨선 풀 수 없는 과제”라며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힘을 모으기로 했던 ‘ILO 100주년 선언’의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2억 500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세계 금융위기보다 훨씬 더 큰 고용 충격이 발생했으며, 그 영향은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및 개막만찬에 참석하며 펠리페 6세 국왕과 인사하고 있다. 2021.6.17./사진=청와대
따라서 “일자리를 지키고 불평등을 막기 위해서는 ILO가 추구하는 ‘사람 중심 회복’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노사정이 ILO를 중심으로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고용 관계가 확산되고 있다. 노동자와 사용주의 구분을 전제로 한 기존의 노동보호체계를 보완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 100년, 국제노동기준을 확립하며 노동권 확대를 위해 애써온 성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ILO를 중심으로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국의 ‘일자리 지키기’ 노력인 노사 양측의 연대와 협력을 비롯해 특히 위기 속에서도 ILO 핵심협약 비준을 통한 노동기본권 확대와 광주형 일자리 등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을 꾸준히 확산해온 성과를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로 디지털·그린 경제 전환이 빨라짐에 따라 한국도 그 도전에 대응하고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을 추진 중임을 소개하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부문에서 일하는 ‘필수 노동자’들 덕분에 일상의 상실이 최소화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이들을 위한 충분한 처우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번에 문 대통령은 1991년 한국의 ILO 가입 이후 30년 만에 대한민국 대통령 중 최초로 총회에 참석하게 됐다. 특히 문 대통령이 연설한 국가정상 세션은 아시아·태평양,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의 4개 지역을 대표하는 정상과 교황 등 국제사회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이번에 아메리카 대표로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초청되어 연설했으며, 유럽에서는 포르투갈의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 아프리카에서는 콩고 민주 공화국의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이 참여했다. 이 밖에 전 세계인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도 함께 연설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