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전력수요가 많은 여름을 앞두고 연일 전기요금 인상 우려가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최근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자, 지난해 도입한 연료비연동제에 근거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으나, 정부의 운영지침에 따라 전 분기에 이어 kWh(키로와트시)당 3원 인하를 유지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연료비연동제란 업체가 전기를 생산할 때 연료로 쓰는 유연탄, 석유, 천연가스(LNG) 등의 가격 변동에 따라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것으로, 업체가 생산한 전기를 한전에서 사들일 때 원재료가 상승하면 손실이 생겨 적자로 이어지는 반면,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 이익이 늘어나는 등의 이익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한전이 낸 ‘2021년 7~9월 연료비조정단가 산정내역’ 자료에 따르면, 3월에서 5월 동안의 유연탄 가격은 세후 기준 ㎏당 평균 133.65원, LNG 가격은 490.85원, BC유(벙커-C, 중유)는 521.37원으로, 전 분기보다 큰 폭으로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다.
이처럼 연료비연동제에 근거하면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확연함에도 불구, 한전은 정부의 운영지침에 따라 전기요금 동결을 결정한 것이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2분기 이후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 생활안정에 힘쓸 필요성이 있다”면서 운영지침에 따른 요금 동결의 이유를 댔다.
정부가 말한 운영지침은 한전의 ‘전기공급약관 연료비조정요금 운영지침’으로서, 여기에는 ‘국민생활 안정 및 국민경제 운용을 위해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조정 단가 적용을 일시적으로 유보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즉,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상기 운영지침에 따라, 언제든지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전력업계 관계자들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요금을 동결시킨다면, 연료비연동제가 유명무실화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제금융센터에서 올해 하반기에 유가가 고점에 도달한다고 전망한 대로 유가상승이 지속된다면, 한전은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조심스레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한전은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높은 연료비 수준이 유지되거나, 연료비 상승추세가 지속될 경우 4분기에는 연료비 변동분이 조정단가에 반영되도록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