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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석유 수요 상승 속 실적 악화 우려…정제마진 부진

2021-06-22 14:00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휘발유를 중심으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고 있으나 정유업계의 실적은 1분기를 하회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6월 셋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1.2달러로, 손익분기점(BEP)의 3분의 1을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값과 수송비 및 운영비 등을 제외한 중간 이윤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BEP는 4~5달러로 알려져 있다.

4월 다섯째주 3.2달러까지 높아졌던 정제마진이 지난달 셋째주부터 5주 연속 1달러대에 머무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 속도를 제품값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1년 정제마진 추이/자료=SK이노베이션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이 92.6%까지 높아지고, 중국에서도 국영과 티팟을 불문하고 70%를 돌파하는 등 수요확대를 노린 공급 확대도 영향을 주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 내 휘발유 재고도 6월 들어 높아지면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휘발유·경유·등유 마진은 5월 셋째주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일제히 하락했으며, 벙커C유의 경우 -2달러대에서 -6.8달러까지 떨어졌다.

재고관련이익도 축소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5030억원) 대비 하락한 4720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수익성 하락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다만 윤활유부문은 셰브론·필립스66·모티바·EXM을 비롯한 업체들이 윤활기유 가격을 높이면서 그룹Ⅱ·Ⅲ 제품 가격이 인상, 18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부문(-1030억원)도 판매량 확대 등으로 적자폭이 축소되고, 화학(1330억원) 및 소재(450억원)부문도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울산공장·현대오일뱅크 VLSFO/사진=각 사



에쓰오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화학과 윤활유부문 영업이익이 각각 1120억원·2230억원으로 늘어나겠으나, 정유부문이 1680억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영업이익(5030억원)을 1000억원 가까이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3~4분기로 갈수록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1개월 래깅 정제마진이 4월을 기점으로 상승세에 접어들었으며, 이번달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기면서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는 등 하반기 들어 반등이 가능하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특히 윤활유의 경우 수요 강세로 낮은 수준의 재고량이 유지되는 중으로, 고부가 제품인 그룹Ⅲ의 수급이 타이트하게 형성되면서 그룹Ⅱ까지 영향을 주는 등 향후에도 2~30%대 영업이익률을 수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년 하반기 항공유 수요가 일일 800만배럴을 상회하는 등 2019년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2023년까지 설비 증설이 이어지겠으나, 수요 증가폭이 더 가파르다는 점에서 업황이 악화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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