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LG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자사 가전 유통매장에서 애플 아이폰 판매를 검토하자 이동통신 유통점들이 반발하고 있다.
강남 LG베스트샵 전경./사진=하이프라자 제공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유통점으로 구성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이달 21일 동반성장위원회와 LG베스트샵 운영사인 하이프라자에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송부했다.
LG전자는 애플과 LG베스트샵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애플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 등 모바일 제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 중이다. LG전자는 애플 제품으로 젊은 층의 가전 매장 유입을 노릴 수 있고, 애플은 전국 400여개에 달하는 LG베스트샵을 판매 거점으로 확보하게 되는 등 상호 이익 증진에 도움이 돼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가전·무선사업부와 한국총괄은 긴급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서한을 통해 "LG전자가 전국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할 경우 2018년 5월 체결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협회와 동반성장위원회·삼성전자·LG전자가 공동 서명한 상생협약서에는 '삼성전자판매는 삼성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을, 하이프라자는 LG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만을 판매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대리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자체 매장을 활용해 타사 제품을 판매하면 영세 대리점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협회 관계자는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취급하면 고객 유출이 불가피하고 중소 유통망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LG전자에는 상생협약을 지켜달라는 취지로 서한을 보냈고, 동반위에는 LG전자가 상생협약을 준수할 수 있게 관리해달라는 취지로 서한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아이폰 판매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이라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도 LG전자의 아이폰 판매 대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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