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는 29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다. 2018년 5월 고 구본무 회장이 타계하면서 예상보다 일찍 LG호의 방향타를 잡으면서 40대 총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3년여 동안 구 회장은 기대는 더 키우고 우려는 상당 부분 지웠다. 때로는 빠르고 독하게, 때로는 침착하게 현안에 대응하면서 LG의 미래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다. 미디어펜은 구광모호의 지난 3년을 되돌아 보고, 고속 성장을 준비하는 LG의 미래 전략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구광모 LG 회장이 입에 달고 다니는 단어 중 하나가 ‘고객’이다.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을 감동시키자’고 끊임없이 주문한다. 이 같은 ‘고객론’을 통해 LG는 새로운 가능성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LG는 구 회장을 중심으로 각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잘 하는 것은 더 잘할 수 있게, 가능성 있는 분야는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다. 반면 경쟁력이 희박한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결단도 내렸다.
구광모 LG 회장이 2019년 8월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솔루블 OLED' 개발 현황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LG 제공
업그레이드 LG…유연하고 더 강하게
구 회장이 지속적으로 혁신의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LG를 두고 과거보다 강해지고 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LG 수장에 오른 뒤 과감한 결단을 수차례 내렸다. 성장 가능성이 희박한 사업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형 사업에 더 힘을 실었다.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모바일 사업 종료 결정이 대표적 케이스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시장 경쟁력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지자 구 회장은 심사숙고 끝에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LG퓨어셀시스템즈,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LG화학의 편광판 사업 등도 정리했다.
반면 미래에 대한 투자는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구 회장 취임 후 LG가 인수합병과 합작사 설립에 투자한 금액은 4조원이 넘는다. 미래 시장에서 핵심 분야고 꼽히는 인공지능(AI)과 전장, 모빌리티, 배터리, 로봇, 디스플레이 사업에는 과감하게 지갑을 열고 있다.
그룹 효율성↑…더 빠른 ’속도전‘ 예고
구 회장은 인재육성과 조직의 효율화에도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역량 있는 외부 인력 유치는 물론, 가능성 있는 내부 인재 풀을 확대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특히 구 회장 체제에서 단행된 LG 인사에서 가능성 있는 인재들이 대거 약진하고 있다. LG는 고속 성장하는 미래사업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속적으로 “미래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육성할 것”을 당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업 조직정비도 지난 3년간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성장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LG는 배터리 사업의 강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LG화학의 전지사업부를 분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다. 전장사업의 압축 성장을 위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1조원 규모의 EV파워트레인 합작사도 설립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LX와 계열분리 작업도 마무리 했다.
재계 관계자는 “LG가 지난 3년 동안 구 회장 체제 안착과 미래사업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큰 잡음 없이 변화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큰 틀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조직정비가 마무리 된 만큼, 앞으로 구 회장이 혁신과 성장사업에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