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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된 ‘윤석열 X파일’...신빙성·작성자 등 의혹 확산

2021-06-24 11:36 | 조성완 기자 | csw44@naver.com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 본인과 아내 김건희 씨, 그리고 장모 인 최모 씨의 비위 관련 의혹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논란은 문건의 신빙성, 작성 주체 및 유포자로 확산되고 있다.

24일 현재 정치권에서 언급되는 윤석열 X파일은 크게 2개 버전이다. 해당 파일을 입수했다는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23일 라디오에서 "10페이지로 다른 내용과 다른 형식의 2개의 문건을 받았다. 하나는 4월 말에 작성됐고 또 하나는 6월 초에 작성이 됐다. 제가 받은 것은 지난주 월요일, 화요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건 작성 시기는) 거기에 구체적인 날짜가 표시돼 있다"며 "작성한 기관이나 작성자는 표시돼 있지 않았다. 프린트된 것에 특별히 공기관에서 사용됐다는 표식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에 따르면 6월 초 작성 문건은 윤 전 총장 본인과 부인, 장모 관련 의혹 등 3개 챕터로 구성됐다. 각 사안에 대해 '정치적으로 어떻게 공격해야 한다', '이것은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해야 한다', '이건 청문회 때 나왔던 문제다' 등과 같은 공세 방식이 담겨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열린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이 외에도 분량의 종합본 등 2~3가지 버전 형태의 문서도 정치권 일부 인사들에게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5쪽 반 분량의 목차 형태로 된 X파일이 국회 안밖을 떠돌기도 했다. 친문 유튜브인 '열린공감TV'는 '윤석열 X파일-1.pdf'라는 제목의 파일은 본인들이 제작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윤석열 X파일에는 2019년 7월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청문회 당시 제기된 쟁점으로 현재 검찰 수사 중인 사안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으로 △윤 전 총장 측근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사건 무마의혹 △윤 전 총장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 특혜 관여 의혹 △윤 전 총장 배우자 김 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 전시 협찬 의혹 등이다.

정치권에서는 X파일이 그동안 불거진 의혹을 정리한 ‘지라시’ 수준의 문서이며, 윤 전 총장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사실과 풍문이 뒤섞인 채 축적됐던 내용, 유튜브 채널 등에서 확대·재생산된 의혹들이 정리된 문건에 X파일이라는 이름을 붙여 그럴싸하게 만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장 소장은 X파일에 대해 “지라시의 형태”라면서 "정치권에서는 법률적 문제보다 정치적, 도덕적, 윤리적 문제가 훨씬 더 그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지난 23일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 장모의 자금 흐름은) 과거 수사기록에 보면 자금 다 나오는데, 그걸 갖고 거창하게 이야기한다”며 "그저 뒷담화 거리, 소주 안주, 그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열린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한 뒤 이석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논란은 ‘작성·유포자가 누구냐’로 확산되고 있다.

장 소장은 “(X파일 제공자가) 6월 문건 같은 경우에는 '여권으로부터 받았다'는 표현을 썼고 4월 문건은 '어떤 기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해줬다"면서 "어떤 기관의 어떤 부서에서 만들었다고까지 저한테 말을 해줬고 거기에 나와 있는 어떤 한 항목, 예를 들어 금액은 일반 시중에서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도 장 소장을 겨냥해 "적진(여권)에서 적이 만든 수류탄을 밀반입해 와 아군 진지에 터트려버린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여권이 만든 게) 맞을 가능성이 좀 크다"고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그러자 여권은 야당에서 작성한 자료라고 반박했다. 또 홍준표 무소속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목하면서 야권의 경쟁자들이 괴문서를 만들어내 ‘어둠의 경로’로 흘렸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장성철 소장이 언급한 X파일은) 아마 자체 내부에서 검찰총장 인사검증 과정에서 야당에서 자료를 정리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의원을 겨냥해 "(윤 전 총장 의혹을) 가장 잘 알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지난여름에 무엇을 했는지 다 아는 분"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나는 소위 윤석열 X파일을 본 일도 없고 알지도 못 한다”고 즉각 부인했다. 황 전 대표도 “말할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한 뒤 “팩트에 기반한 보도, 팩트에 기반한 소통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BS라디오를 진행한 김어준 씨는 "바른정당 (출신) 소위 탈당파들이 (야권의) 주류가 되고 있다"며 이들이 배후일 수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 차원의 대응에 선을 긋는 점도 수상하다는 듯 "다른 대선 구상을 가진 쪽에서 이런 일을 벌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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