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8일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사퇴와 관련해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에 대한 책임을 제기했다.
김 전 비서관은 자신의 부동산 자산 91억 2000만원 가운데 금융 채무가 56억 2000만원에 달해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빚투' 논란에 휩싸였고 이에 더해 부동산 투기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임명 하루만인 지난 27일 사퇴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진행된 예산정책협의회 모두 발언에서 "왜 이런 사안이 잘 검증되지 않고 (김 전 비서관이) 임명됐는가에 대해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을 돌이켜봐야 한다"며 인사 실패에 대한 청와대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28일 오후 경북 구미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상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송영길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송 대표는 "집 없는 사람들은 LTV 제한 때문에 금융권 대출이 안 되어서 쩔쩔매는데 54억을 대출해서 60억대 땅을 사는 이런 사람을 반부패비서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너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백혜련 최고위원은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에 대한 책임론을 직접 거론했다.
백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반부패비서관이라는 위치는 사정기관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엄격하게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인사수석이 총책임을 질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이번 인사 실패에 대해)변명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진행자가 "송 대표의 우려 표명이 김 비서관의 경질성 사퇴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묻자, 백 의원은 "(송 대표가) 김영호 비서실장을 통해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도 공감대는 있었던 부분"이라고 대답했다.
민주당이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당은 김 전 비서관에 대한 인사 검증 실패를 김 수석의 책임으로 보고 사실상 그의 경질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