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함에 따라 은행권 대출 문턱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DSR 규제 강화에 일부 주요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하거나 우대금리를 잇따라 축소하고 있어 차주들의 돈 빌리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 관리비 대출, 솔져론, 하나원큐 중금리 대출, 하나원큐 사잇돌 대출 등 4종의 신용대출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은 "타 상품으로 수요가 이전된 상품을 정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도 지난달 중순 가계부채 관리에 따라 대출 증감속도를 적정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한 차원에서 일부 대출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거나 우대금리를 줄였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의 모기지신용보험(MCI) 대출과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상품은 현재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가입하는 보험이다. 이 보험에 가입한 대출자는 주택담보비율(LTV)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보험이 없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빌릴 수 있다. 보험 연계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들지 않으면 그만큼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 든다.
또 농협은행의 서울보증보험,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전세대출 우대금리도 각각 0.2%포인트 줄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14일부터 5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이에 따라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의 최대 우대 금리폭은 0.4%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0.1%포인트 줄었다.
'우리 스페셜론'은 공과금·관리비 자동이체와 신용카드 사용에 따라 제공한 각각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없앴다. 다만 급여이체는 0.2%포인트, 협약기관 제휴는 0.2%포인트 그대로 유지돼 최대 우대 금리폭은 0.4%포인트다.
'우리 신세대플러스론'도 급여이체를 하면 제공했던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항목을 폐지했고,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은 급여 이체에 따른 우대금리가 0.2%에서 0.1%로 줄이고 비대면 채널 신규 가입에 따라 제공했던 0.1%의 우대금리는 없앴다. '우리 비상금대출'은 통신사 등급(TELCO)에 따른 우대금리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의 DSR 규제 강화에 따라 이날부터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집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을 때는 DSR 40%가 적용된다.
DSR은 차주의 연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을 뜻한다. 기존에는 은행별로 평균치 40%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차주별로 DSR 40%를 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DSR 규제 강화로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