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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대선주자도 ‘0선’ 전성시대

2021-07-02 11:28 | 조성완 기자 | csw44@naver.com
[미디어펜=조성완 기자]‘0선’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일으킨 신드롬이 차기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야 주요 주자들이 속속 출마를 선언하는 가운데, 대선 초기 정국이 여의도에서 의정활동을 하지 않은 ‘0선’ 대선주자들이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0선 대통령이 나온 사례는 없다. 하지만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모두 의정활동 경험이 없다. 야권 내에서 윤 전 총장의 대항마로 떠오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마찬가지다.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 지사는 사법시험 28회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18기로 수료했다. 이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시민단체와 정부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2008년 총선에 출마했지만 국회에 입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2010년 성남시장 당선과 재선, 그리고 2018년 경기도지사로 이어지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서 참배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윤 전 총장은 사법시험 9수이며, 연수원 기수로는 이 지사보다 다섯 기수 낮은 23기다. 2002년 잠시 로펌에서 근무한 이력을 빼고는 27년여간 검사로만 일했다. 특히 대기업과 정치인 등을 상대로 한 대형 수사에서 두각을 보이며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최 전 원장은 판사로 경력 대부분을 쌓았으며, 김 전 부총리는 경제사령탑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0선 대선주자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인물 교체를 원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경험 부족’을 지적하지만 다선 의원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지사의 경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시정과 도정을 겪는 과정에서 쌓은 ‘실용’을 가장 큰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또 여권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현 정권과 차별화 가능성이 높은 후보다. 

윤 전 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면서 ‘공정’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더구나 적폐청산을 주도한 인물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실정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보수 진영 입장에선 정권교체를 위한 최선의 카드로 받아들여진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사진


최 전 원장은 청렴하고 강직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등판한다면 언제든 윤석열 리스크를 보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현 정부의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에 대한 감사를 밀어붙이고 관련자들의 검찰 수사를 의뢰하면서 ‘대쪽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흙수저 성공 스토리’로 유명하다. 그가 ‘경제 대통령’을 내걸고 도전에 나설 경우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국민의힘의 한 다선 의원은 “현 정치에 실망하고 새로운 인물을 원하는 민심이 만들어 낸 현상이다. 기존 정치권은 뼈 아프게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정치는 참신하다는 것만으로 할 수는 없다. 조직, 자금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할 때 끝까지 살아남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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