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이번 매각에 대해 ‘밀실·졸속’ 매각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재입찰은 특정 기업을 밀어주는 특혜매각으로 배임죄에 해당하며 KDB인베스트먼트가 공정하게 매각절차를 새롭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일 대우건설 노조는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을 개최하고 대우건설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2일 오전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열린 '대우건설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 기자회견'에서 위원장이 삭발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삭발식을 진행한 후 기자회견문을 통해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25일이라는 초단기간 만에 본입찰을 강행하는 비상식적인 행보를 자행했다”며 “공정한 매각인 척, 시장논리에 따른 경쟁 입찰인 척하기 위해 과거와 동일한 수법인 여러 기업을 언론에 흘리며 위선을 떨었지만, 이번 매각이 처음부터 짜고 치는 돈 놀이판이었을 증명했다”고 규탄했다.
특히 KDB인베스트먼트의 ‘밀실 매각’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노조와는 아무런 소통·교류 없이 매각을 진행하면서, 인수 후보자들의 대우건설 인수 목적 등에 대해 전혀 알 수 없으므로 노조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심 위원장은 “올해 초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만나 분기별로 한 번씩 정기모임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이 대표가 대주주 입장에서 노조와 소통하는 것이 맞지 않다며 거절했다”며 “(김형 사장과 정항기 사장) 각자 대표 체제 출범 이후에도 정 대표를 통해 노동조합이 매각에 협조하기를 바란다면 소통하라는 메시지를 이대현 대표 측에 전달했지만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재입찰과 관련해서도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중흥건설의 입찰가를 깎아주기 위해 이번 재입찰을 진행했다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배임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는 주장이다.
대우건설 노조는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방식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심 위원장은 “매각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다. 어디를 가도 지금의 KDB인베스트먼트 보다 나을 것이다. 다만 대우건설을 원하는 보다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매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KDB인베스트먼트 밑에서도 건설사 단독 힘으로 시공능력평가 6위를 기록했으며 실적도 좋아지고 있는 만큼, 이런 대우건설의 DNA를 계승하고 자율적인 경영체계를 통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인수자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날 중흥그룹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 등 2곳을 대상으로 재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마감한 입찰에서 중흥건설은 인수 입찰가로 2조3000억원,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이후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중흥건설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이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입찰을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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