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군인인 아들이 군 부대의 미흡한 안전관리로 눈을 심하게 다쳤지만, 군부대의 미흡한 초동 대처 탓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실명될 위험에 놓였다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청원인은 지난 2일 ‘27사단 전차중대 포수인 우리 아들 다친 눈은 누가 책임을 질까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아들은 27사단 전차중대 포수”라며 “4월 20일 훈련 중 포탑문이 안 닫혀 망치로 닫던 중 이물질이 튀어 눈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눈을) 확인해 보려 했지만, 거울도 없는 상황에 A상사가 욕설을 해 그냥 잘 수밖에 없었다”며 억압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청원인은 아들이 다음날인 21일 오전부터 선임들에게 부상 상황을 보고했으나 어떤 조치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청원인은 지난 2일 ‘27사단 전차중대 포수인 우리 아들 다친 눈은 누가 책임을 질까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이 청원은 3일 오전 11시 현재 2041명이 동의한 상태다.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그는 “날이 밝고 6~7시 정도에 A상사에게 '눈이 너무 흐릿하게 보인다'고 보고했지만 아무런 대처도 해주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며 “그래서 아들은 소대장인 B중위에게 '눈이 너무 흐릿하게 보인다'고 또 보고했으나, B중위는 아들에게 '꾀병 부리냐고 말하고 물로 눈 씻고 전차 안에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은 계속 눈이 흐릿하고, 몸에 중심도 안 잡히고, 어지러움을 느껴서 소대장인 B중위에게 수차례 눈이 잘 안 보인다고 호소했다”며 “하지만 B중위는 전차 안에서 핸드폰으로 비트코인과 SNS만 하고 있었고 눈이 아픈 아들에게는 아무런 조치조차 해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B중위는 눈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아들에게 눈이 빨갛다는 이유로 ‘너 코로나 걸렸냐’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아들은 같은 날 오후 1시 쯤 의무대로 이송됐지만, 또 한 차례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비를 누가 결제하느냐가 문제였던 것. 청원인은 “의무대에서 아들은 본 군의관이 빨리 민간병원에 보내라고 의무간부들에게 지시했다”며 “하지만 그 간부들이 ‘병원비는 이번에 또 누구 카드로 결제하냐’며 1시간 가량 실랑이를 벌여 시간이 늦어졌다고 했다”고 전했다.
실랑이 끝에 피해자는 홍천에 있는 한 안과에 오후 4시께 도착했고, 해당 안과에서는 큰 병원에서 수술할 것을 권고했다. 청원인은 “24시간 안에 수술을 하지 못하면 실명이 될 수도 있다는 절망적인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은) 저녁 11시 30분경에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아들은 2차 수술을 앞두고 있지만, 수술을 받아도 눈이 보일지 안 보일 지조차 모르는 상황이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하며 좌절하고 있다”고 했다.
청원인은 이번 사건이 노후화된 전차를 안전관리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안전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관리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청원인은 “10월이면 없어지는 노후 전차 안에서 안전점검과 안전보호장비 없이 밤새도록 전쟁 모의훈련을 했다고 한다”며 “(아들은)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곳에서 훈련하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안전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관리자들을 처벌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청원은 3일 오전 11시 현재 2041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은 다음 달 1일 마감된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