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공개 저격하고 나섰다. 얼마 전 이 지사가 발언했던 '미 점령군'이 구설수에 오른 데 따른 비판이다. 대선레이스가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유력 대선후보 1·2위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셀프 역사 왜곡,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리며, 이 지사의 “대한민국은 친일 세력과 미 점령군의 합작품으로 탄생했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윤 전 총장은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 후보 이재명 지사도 이어받았다”며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사진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일 경북 안동 일정 중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는 발언을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논란이 일자 이 지사 측은 “승전국인 미국이 일제를 무장해제하고, 그 지배 영역을 군사적으로 통제했으므로 ‘점령’이 맞는 표현”이라며 “(야권이) 의도적으로 왜곡된 해석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이 지사 발언을 평가절하하며 “6·25 전쟁 당시 희생된 수 만 명의 미군과 유엔군은 점령지를 지키기 위해 불의한 전쟁에 동원된 사람들인가”로 되받아쳤다.
또 윤 전 총장은 여권을 향해 “그들은 대한민국이 수치스럽고 더러운 탄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며 "국정을 장악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다음 정권까지 노리고 있는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지향하고 누구를 대표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역사의 단편만을 부각해 맥락을 무시하는 세력은 국민들의 성취에 기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권위주의 정권을 청산하고 민주화를 달성한 국민들과 뒤섞여 ‘더 열심히 싸운 민주투사’로 둔갑했다”고 적었다. 이 지사에 이어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그들은) 대한민국을 잘못된 이념을 추종하는 국가로 탈바꿈시키려 한다. 시장을 부정하는 주택정책과 소주성(소득주도성장) 정책 등 모두 잘못된 이념에 취해 나온 것들”이라고 적었다. 문 정부 정책이 잘못된 이념편향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이념에 취해 국민의식을 갈라치고 고통을 주는 것에 반대한다”며 “이재명 지사 등의 언행은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사와 정부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국정철학을 일부 드러냈다. 그는 “역사와 외교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국제사회와 연대하겠다”며 “이념에 편향된 역사관에 빠져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훼손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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