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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우건설, 이제는 주인을 찾아야 할 때

2021-07-07 15:03 | 이다빈 기자 | dabin132@mediapen.com

미디어펜 부동산생활부 이다빈 기자.

[미디어펜=이다빈 기자]대우건설은 타 대형 건설사들이 '그룹'이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한 것과 달리 독자적인 영업력과 기술력만으로 대한민국 건설산업을 선도하며 국가 발전에 기여해왔다. 

대우그룹은 1973년 건설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영세 건설업체 '영진토건사'의 영업권을 인수해 대우개발주식회사를 출범했다. 대우건설의 성장기는 1970년대 중동을 중심으로 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붐과 함께 한다. 대우건설 주식회사는 1976년 남미 에콰도르 '퀴토시 도로포장 공사'를 시작으로 당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기존 시장을 탈피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1977년 주식회사로 거듭난 대우건설은 주도로, 철도, 교량, 항만, 공항 등 사회 기반시설과 발전설비와 산업단지 등 대규모 산업설비 시설을 구축하며 국가 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대우건설도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외환위기 당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공적자금 투입과 구조조정에 돌입하게 됐다. 이때 대우그룹이 해체되며 1999년 독립된 건설전문기업으로 재탄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되며 영향을 받았지만 면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수도권과 지방에 대한 공급을 계속했다. 고유가를 바탕으로 한 중동지역, 북아프리카, 아시아 등 신규시장 개척도 멈추지 않았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사진=대우건설



건설 업계 전반에서 활약하고 있는'대우맨'들의 공로로 건설업계 '인재사관학교'로 불리고 있는 대우건설이 M&A 시장의 단골 매물로 전락한지 22년째다. 

대우건설이 하루 빨리 '주인 없는 회사' 신세를 탈피해야 할 이유는 과거의 영광을 잃은 설움 때문만은 아니다. 2006년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 아래에 있던 대우건설이 2011년 KDB산업은행에 3조2000억원에 인수되며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그 후로도 몇 차례 매각이 엎어지며 혈세가 지속해서 투입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사실상 공기업 직원'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그룹 총수체제도 아닌 가운데 KDB산업은행 아래 있게 되면서 경영진의 해이도 통제하기 어렵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았기 때문에 순환출자 등 대기업 대상의 규제에서 자유롭고 사익추구도 방지하기 어렵다. 대우건설과 같은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경영상 차질이 생겼을때 경영진의 '주인의식'이 도마에 오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무엇보다도 대우건설이 주인 없는 회사로 머무르는 상황이 장기화 될수록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와 성장 여력이 바래지고 있다. 실제로 2017년 대우건설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을 때 협상이 불발된 이유는 실사과정에서 대규모 해외공사 현장 부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몇 년째 지지부진한 주가 역시 정상화해야 한다.

지난 5일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중흥 컨소시엄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대우건설이 불완전한 상태로 표류했던 긴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중흥건설은 한 달여간 상세 실사를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인수가 조정 기회를 준데 대한 공정성 논란, 노조 반대 등에 부딪히고 있다. 

어떤 회사가 인수하냐를 따지기 보다는 앞으로 대우건설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대우건설이 하루 빨리 M&A 시장 단골 매물 신세를 졸업하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었던 명성을 되찾길 바래본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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