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이 내년 3·9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 구성을 완료하면서, 오는 8월 출발 예정인 ‘대선 경선버스’의 시동을 걸었다. 내부에서는 경선 흥행 방식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토너먼트 방식 등 ‘다단계 컷오프’ 실시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병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총 11명의 위원으로 두는 경준위 구성을 결정했다. 경준위는 당헌·당규에 따라 최고위 소관인 ‘경선 룰’을 제외한 실무 일체를 담당하게 된다.
한기호 사무총장이 부위원장에 선임됐으며,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 △당 전략기획부총장 성일종 의원 △당 경북도당 위원장인 이만희 의원 △당 홍보위원장인 박수영 의원 △원내부대표인 허은아 의원이 경준위원에 합류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원외에선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과 정양석 전 사무총장, 김재섭 전 비상대책위원이 포함됐다.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을 맡았던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학과장도 경준위원으로 활동한다.
‘경선 버스’ 출발을 위한 시동을 건 가운데, 당내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예비경선(컷오프) 구상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오는 12일 예비후보 등록 개시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적을 보유한 대권주자만 10여명에 이르기 때문에 컷오프는 당연한 수순이다.
당 내부에서는 자체적으로도 경선 흥행 방안을 고민할 시기가 됐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 대표는 2단계 컷오프를 통해 본경선 후보를 4명까지 추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KBS라디오에서 “민주당은 (예비경선에서) 6명을 추리겠다고 했는데, 우리당 기준에서는 그것도 많을 수 있다”며 “컷오프 선을 4명 선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경선을 보면 9명으로 시작해서 (정세균-이광재 단일화로) 8명이다. 그것도 사실 인원이 좀 많다”며 “밀도 있는 정책토론이나 세밀한 대화를 위해서는 확실히 컷오프가 돼야겠구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조문을 위해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빈소 앞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빈소 조문을 마치고 자리를 뜨자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다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외 ‘대어급’ 주자들의 합류 여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윤 전 총장은 8일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묻는 말에 "그 이야기는 제가 여러 번 드렸다"고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부친상을 당한 만큼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유력 장외 주자들의 예비경선 전 입당이 불발될 시 본경선 전까지 추가 등록을 허용하는 '특례 조항'을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2017년 대선 경선 때도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이같은 특례 적용을 검토했다가 당내 주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만큼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와 관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지금 상태로 가는 수밖에 없다. 11월에 재보선 때처럼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면 된다”면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안철수 후보가 단일화했던 형태를 취하는 게 공평하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