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4차 대유행 사태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흥행에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상당수의 기자단과 홍보팀이 비대면 근무에 들어간 가운데, 각 캠프도 고심하는 눈치다.
비대면 방식의 경선이 지속되면 유권자 관심이 떨어질 뿐더러 후보 자질 등 주자간 검증과 견제, 자유로운 경쟁 과정 전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오는 8월 7일 대전 충남 지역을 시작으로 본 경선을 시작해 우려가 여전하다. 지역 순회 경선이 3주 남짓 남은 상황이다.
당장 민주당 경선기획단은 코로나 방역 상황에 따른 맞춤형 비대면 경선 방식 논의에 들어갔다.
이번주부터 다음주까지 2주간 공개활동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각 캠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언택트 전략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소통 확대가 대안으로 떠오른 지경이다.
7월 11일 오후 비대면 영상 송출 방식으로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 결과발표에서 송영길 당대표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민주당 제공
주로 꼽히는 소통 창구는 페이스북, 유튜브, 메타버스,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이다.
이재명 후보 캠프는 이미 온라인 화상회의 등 비대면 활동으로 전격 전환했다. 매일 진행해온 캠프 현안회의도 화상회의 방식으로 전환했고, 캠프 내 각종 위원회 등 모임 또한 화상으로 연다. 캠프 기자회견장과 공보실 또한 현재의 거리두기 4단계가 완화되기 전까지 오픈을 미룬다.
대신 이 후보는 SNS를 더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연일 자신만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다른 주자들 캠프도 마찬가지다.
이낙연 후보 캠프와 정세균 후보 캠프 역시 필수인력만 출입하기로 통제하는 등 외부 유입 차단에 나서 호남 등 다른 지역 인사들이 오가기 어렵게 됐다.
이 후보는 가상현실세계인 '제페토'에서 유권자들과 비대면으로 만나는 메타버스 활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유튜브 채널 동영상 업로드 빈도를 높이면서 콘텐츠 다양화도 꾀하고 있다.
정 후보는 대면회의를 서면회의로 대체하는 등 비대면으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간담회 또한 실시간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통해 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박용진 후보의 경우 일찌감치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등 비대면 경선 활동을 확대해 왔다. 박 후보는 여당 대권 주자 중 가장 젊은 후보다. 젊은층이 대거 참여하는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해 소통하고자 한다.
추미애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부터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해 이목을 끈 바 있다. 추 후보는 "거대 캠프 위주가 아니라 저비용 고효율 구조의 정치 혁신을 대선 과정부터 실천하겠다"며 실무자 중심의 미니 캠프를 꾸리면서 SNS와 고정 핵심 지지층을 기반으로 연일 공격적인 비대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두관 후보 또한 유튜브 등 플랫폼을 통해 동영상 홍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예비후보들 모두 사실상 본격적인 선거 일정에 돌입한 셈이다.
7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사진 우측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제공
민주당 관계자는 13일 본보 취재에 "언택트 경선의 맹점은 당원들의 표심, 당심이 일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당은 최대한 정확히 당심을 파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각 캠프 별로 가장 시급한 건 캠프에 출입하는 인사가 확진 판정을 받지 않는 것"이라며 "자칫 잘못했다간 캠프가 멈춰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선관위는 각 캠프의 언택트 전략, 비대면 홍보 활동과 관련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후보자 비방·허위사실공표 행위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당은 '비방·허위사실 특별대응팀'을 운영하는 등 단속 활동 강화에 나섰다.
수도권 지역에 대한 거리두기 4단계 발령은 일단 2주 간이지만 신규 확진자 추이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각 캠프가 이에 대응해 어떤 묘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비대면 캠페인은 이번 경선 선거운동에서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됐다. 유권자 관심을 끌어야 주목받고, 주목을 받아야 더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