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로 난관에 봉착한 이준석 대표를 향해 “대선을 진두지휘해야 할 입장에서 더 이상 시행착오가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3선으로 당내 중진인 조 의원인 지난 13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되고 나서 보여주는 일련의 대표적 부적응 사례 중에 하나인 것 같다”면서 “문제는 당 대표 일을 시작한지도 꽤 시간이 지났고, 당과 나라의 명운이 달려있는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같은 당 정점식 의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다. 이에 따라 이날 인터뷰는 전화통화로 이뤄졌다.
조 의원은 “전당대회 당시에도 ‘30대 원외’의 이 대표가 당선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당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걱정된다는 이야기를 여러분이 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이후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이같은 우려는 최근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이른바 ‘30대·0선·원외’로부터 나오는 ‘이준석 리스크’다. 특히 이 대표가 취임 한달을 앞두고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면서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본격화됐다.
여기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2차 추경을 총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덜컥 합의했다가 당 안팎의 반발에 직면하게 됐다. 피해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하자는 당의 주장이 수용된 것을 전제로 전국민 지급 가능성을 열어둔 합의였다고 주워 담으며 수습에 나섰지만, 당은 벌집 쑤신 상황이 됐다.
특히 추경 협상을 주도하는 원내 지도부와의 조율 없이, 단 1시간15분간의 짧은 만남에서 총 33조원 규모의 추경을 대폭 손질한 것을 두고 '불통 리더십', '경험미숙 노출'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조 의원은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이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단순히 '재난지원금'에 한정된 반발이 아니다. '30대 당수'라는 신선함으로 당 지지율을 견인했지만, 제1야당 대표의 발언이 갖는 무게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당내 불만이 내재해있다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분출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 의원은 “적응해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좀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그동안은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당 대표 자리에 적응을 해나가는게 아니고, 시행착오가 점점 더 커지고 심각해지는 단계로 갔다”면서 “그게 이제 이번에 이 일로서 한번 적나라하게 불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도 말을 하지 않으니까 본인도 별 문제가 없나보다라고 오해를 할 수 있다. 이제는 지적을 해줘야 본인의 문제를 알고 고쳐야 할 점을 알 것 같다”며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더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고,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당에 주고, 본인도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월 2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원코리아 혁신포럼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시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조 의원은 이번 사태를 ‘예방주사’로 삼아 '이준석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야당의 대표’이자 차기 대선을 진두지휘할 ‘사령탑’으로서 행동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일종의 ‘예방주사’ 의미인데, 그렇게 해서 이런 일이 재발 안되고, 말이나 행동에 신중을 기하고, 당 내부에서 소통을 하면서 당의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고 잘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안된다면 아주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당 대표의 권위와 위상이 땅에 떨어질 수 있다”면서 “당은 큰 혼란에 휩싸이고, 당내 경선 후보 선출 과정에도 차질이 올 수 있다. 그리고 본선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약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