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NC 다이노스 베테랑 내야수 박석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사과했다. 동료 선수들 및 외부 지인과 함께 원정 숙소에서 방역지침에 어긋나는 사적 모임(야식+음주)을 가졌던 사실은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모임'은 없었다며 부인했다.
박석민은 14일 NC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며칠간 많은 분들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를 포함한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징계가 내려지면 겸허히 받겠다"고 코로나19 확진 선수 중 한 명이 자신이라고 밝히며 사과했다.
감염 경로에 대한 설명도 했다. 박석민은 "5일 월요일 밤 10시 넘어 서울 원정 숙소에 도착한 뒤 후배 3명(권희동 이명기 박민우)과 제 방에 모여 야식으로 떡볶이 등 분식을 시켰다"며 그 때 친분이 있는 지인의 연락을 받고 방으로 불러 추가로 주문한 치맥을 나눠먹고 마셨다고 전했다. 그런데 나흘 후인 목요일(8일) 동석했던 지인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이 왔고, 이런 사실을 구단에 알린 후 검사를 받고 자신과 후배(실명 공개하지 않음)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
현재 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박석민은 "코로나가 확산되는 엄정한 시국에 따로 모인 부분은 어떤 변명으로도 부족합니다. 경솔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으나 "이외에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고 저희 넷 모두의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부도덕한 상황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NC발 코로나 확진자 발생 사태는 큰 파장을 불렀다. NC에서 선수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맞대결을 했던 두산 베어스 선수 2명도 확진됐다. 이에 NC와 두산 경기가 줄줄이 취소된 끝에 지난 12일 KBO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13~18일 예정됐던 30경기를 연기하는 리그 중단 결정을 내렸다.
와중에 NC 확진 선수들이 원정 숙소에 외부인을 불러들여 술판을 벌였다는 의혹 제기가 잇따랐고, 심지어 유흥업소 여성이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한편, 모임에 함께 자리했던 박민우는 이날 국가대표팀 사퇴 의사를 밝혔다. NC 구단은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김종문 단장의 직무 배제를 결정했다.
[박석민 사과문 전문]
야구팬 여러분, 박석민입니다.
먼저 지난 며칠간 많은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를 포함해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징계가 내려진다면 겸허히 받겠습니다. 다만 감염경로와 당시 상황에 대한 추측들만 커져가고 있어 더 늦기 전에 이 부분만이라도 분명하게 밝히는 게 적절할 것으로 생각해 말씀드립니다.
지난 5일 월요일 밤 10시 넘어 서울 원정 숙소에 도착한 뒤 후배 3명(권희동 이명기 박민우)과 제 방에 모여 야식으로 떡볶이 등 분식을 시켰습니다. 이 때 친분이 있는 지인이 숙소 앞에서 구단 버스를 보았다며 연락을 해왔습니다. 지인의 친구분이 저희 팬이라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했다고 했고, 그러면 안됐는데 제가 "지금 동생들과 있으니 잠깐 같이 방에 들러 인사 나누자"고 했습니다. 지인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분으로 같은 숙소에 투숙하고 있다고 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만 불쑥 말이 앞서 버렸습니다. 방심이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추가로 룸서비스로 시킨 치맥 세트를 함께 먹었습니다. 이 때 치맥 세트로 같이 나온 맥주 세 병과 편의점에서 산 맥주 네 캔을 나눠 마셨습니다. 지인은 먼저 나갔고, 후배들은 개인 용무로 제 방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오전 동석한 지인으로부터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즉시 구단에 관련 내용을 알렸고, 구단도 KBO에 바로 보고했다고 들었습니다.
이후 검사를 받고 저와 후배는 양성으로 판정돼 현재 센터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확산되는 엄정한 시국에 따로 모인 부분은 어떤 변명으로도 부족합니다. 경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소문 때문에 무고한 동료와 가족, 야구팬, 다른 구단 선수단과 관계자분이 고통을 겪는 걸 보며 제가 나서 사과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사과 말씀드립니다.
앞선 내용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서도 진술한 내용입니다. 여러 곳에서 역학조사 질문이 있어 당황했지만 묻는 내용에 사실대로 답했습니다. 위 내용 이외에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고 저희 넷 모두의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립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모두가 불편함을 참아가며 견디고 있는데 저의 경솔한 판단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가 맏형으로 모범을 보였어야 하는데 원인이 된 데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팀과 리그, 타 구단 관계자와 무엇보다 야구팬들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