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 이후 14개월째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15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0.5%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본격화하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조정한 이후 현재까지 동결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연내'로 명확히 밝혔다.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그동안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던 이 총재가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것도 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부진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대면 서비스업의 회복이 여전히 더디고 취약계층의 고용 사정이 아직 어렵지만,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설비투자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며 소비도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다"고 진단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8월부터 내년 초까지 0.25%포인트씩 최대 두 차례의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관측해 왔다. 그러나 한은이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한 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된 현시점에서 섣불리 금리를 조정할 경우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600명으로 전날(1615명)에 이어 이틀 연속 16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하루 확진자 기준 역대 최다 규모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이다.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 및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세가 강화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여 상승세를 이어가고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었으나, 장기 국채금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상당폭 하락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지속하고 민간소비도 회복 흐름을 나타내었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증가가 지속되는 등 개선세를 이어갔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시 주춤하겠으나 추경집행 등으로 다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년중 GDP성장률은지난 5월에 전망한 대로 4%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지속, 서비스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며, 근원 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초반을 나타내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중반으로 소폭 높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경로를 상회하여 당분간 2%대 초중반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점차 1%대 중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받아 주가와 원/달러환율이 상승하였다. 국고채금리는 3년물이 상당폭 상승한 반면 10년물은 하락하였다. 가계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 상반기 기준 최대 증가폭을 보였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으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