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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때리기'로 목표 바뀐 이유는 결선투표 2위 싸움

2021-07-16 15:02 | 이희연 기자 | leehy_0320@daum.net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급속도로 상승하면서 경쟁후보들의 이낙연 때리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위를 염두에 둔, 본경선의 ‘결선투표’를 대비해 ‘2위 싸움’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지난 예비경선 컷오프 이후 1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은 주춤한 반면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것과 관련해 지난 14일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지지도 조사 결과도 최종이 아니라 더 변화가 있을 것이고, 기대를 보태서 말하면 더 상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전남도의회 기자실을 방문했다./사진=이낙연 선거캠프 제공

실제로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14일 만 18세 이상 남녀 1208명을 조사한 결과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 3월 이후 4.5%p 상승한 16.0%인 반면 이 지사의 지지율은 1.7%p 오르는데 그쳐 27.2%를 기록했다. 

같은 기관의 민주당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9.0%가 이재명 지사를, 26.0%가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8%p 이다. 

민주당의 대선 경선 구도가 이재명·이낙연 후보 간의 양강 체제로 굳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입지가 좁아진 다른 4명의 후보들은 공격 목표를 이재명에서 이제는 이낙연으로 변경하면서 역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최근 '민주당 정통론'을 언급하며 이 전 대표 앞박해 나섰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당대표로서 빵점,개혁은 우아한 말로 되는 게 아니다"등 거친 발언으로 공세에 합류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16일 KBS라디오에서 "주저앉았다가 지금 반등하는 이낙연 후보도 있는데 그 정도 오르는 것 가지고도 엄청 지금 좋아하시더라"고 비꼬았다.

이 전 대표는 경쟁후보들의 공세에 "제 지지율이 오른 지 이틀밖에 안 됐는데 그걸 못 참아서 벌써 이렇게 공격하시나"라고 여유있게 받아쳤다. 

또 자신을 향해 '0점짜리 당대표였다'며 공격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서는 "대통령께서 당정 관계가 환상적이라고 극찬을 해주셨다"며 "설마 0점짜리 대표가 당정 관계를 환상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고 반박했다. 

지난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타 후보들의 ‘이낙연 때리기’는 본경선의 ‘결선 투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선후보 1차 예비경선에서에서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국 1등과 2등이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된다. 즉, 1위인 이 지사를 제외하고 결선투표 자격증인 ‘2등’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2위를 지키고 있는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을 떨어뜨려야만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16일 ‘미디어펜’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자기가 2등이 돼서 결선행을 타겠다는 것, 즉 본선에서 이재명을 꺾겠다. 이런 스토리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지금처럼 꾸준히 상승해 본선에서 이 지사와 양강구도를 이룰 경우 이 전 대표 승리 가능성도 어느정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 지사를 반대하는 친문 몰표가 이 전 대표에게로 대거 몰릴 가능성이 다분히 높기 때문이다. 

최근 이 지사의 각종 여론조사 수치를 살펴 보면 민주당 지지층에서 과반수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 지사가 친문 그룹으로부터 아직 믿음과 마음을 못사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반면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최근 급속도로 올라가는 것은 이 지사에 대한 친문의 반감이 결집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장 교수는 "이 지사를 반대하는 그룹들은 '이재명만 아니면 괜찮을것 같아, 친문의 얘기를 들을 수 있어, 우리의 대표 얼굴이 될 수 있어'라고 (이 전 대표를) 대안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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