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야권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부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조언도 구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오 시장을 만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역전 드라마와 저력을 보고 감동했다"며 "역시 고수이시다"라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입당 잘하셨다"면서 "이제 당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다"고 화답했다.
최 전 원장은 또 "여소야대인 서울시에서 시의회와 협의하고, 설득도 하고 설득도 당하는 리더십을 보고 '참 좋은 정치를 하신다'고 생각했다"며 "내년에 정권교체가 돼도 흡사한 상황일 텐데,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신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서도 "시의회 구성이 압도적인 여소야대 상황에서 낮은 자세로 의회를 잘 설득하며 시정 운영을 하는 모습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리하게 국정을 이끌기보다 국민과 시민이 편안하게 살아갈 방안이 무엇인지 협의하고 설득하는 길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이 나라의 지도자는 일방적으로 (국정을) 끌고 가거나 자기 주장을 설득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 의견을 경청하고, 협력하고 때로는 설득당해야 한다는 점을 오 시장과의 대화에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전 원장은 부인 명의로 된 아파트를 딸에게 시세보다 싸게 임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검토를 끝낸 상황"이라고 일축다.
경향신문은 이날 최 전 원장이 지난 2018년 감사원장 취임 후 자녀에게 서울 목동 소재 아파트를 시세보다 최소 5억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빌려줘 결과적으로 편법 증여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 공관으로 입주하면서 기존 집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할 형편이 아니었다"며 "작은 아파트에 살던 둘째 딸에게 들어와 사는 게 어떠냐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가 제 아내 명의로 돼 있어서 딸의 임대보증금을 아내 계좌로 송금했고, 그것만 가지고는 증여세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매달 100만 원씩 월세를 받는 것으로 해결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요즘 부동산 대출이 너무 엄격히 규제되고 있어 제 딸이 갑자기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며 "제가 공관에서 나온 이후 당분간 같이 살아야 하는 형편이 됐는데, 지금 구조로는 어려워서 수리 중"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