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네이버가 올 2분기 전 사업 부문의 성장 덕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국내 각 업종 대표 기업들과 연일 합종연횡 계획을 발표하고 있어 향후 실적에도 청신호가 예상된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6635억원, 영업이익 3356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매출은 작년보다 30.4% 늘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분기 매출 성장률도 5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9% 늘어 이 또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4개 신사업에서 매출이 50% 이상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다시 말해 기존 주력인 검색·광고 사업 부문인 서치 플랫폼의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서치 플랫폼에서는 검색 품질 개선과 광고 효율 증대 덕에 지난해 같은 보다 21.8%, 전 분기 대비로는 9.7% 늘어난 826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커머스 부문에서는 브랜드 스토어 확대와 자사 입점 중소상공인 성장에 힘 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6%, 전 분기 대비 12.6% 증가한 3653억원이다. 작년보다 브랜드 스토어 거래액은 5배, 쇼핑 라이브 매출은 17배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재택 시간이 늘어난 데에 따른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핀테크 부문은 외부 제휴처를 늘린 점과 기존 제휴몰 성장세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41.2%, 전 분기 대비 11.0% 증가한 2326억원의 매출을 냈다. 2분기 네이버 페이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웹툰과 사진 보정 어플리케이션 스노우의 성장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8.2%, 전 분기 대비로는 10.7% 증가한 1448억원으로 집계됐다. 웹툰 매출은 전년 대비 53%, 스노우 매출 역시 작년보다 2배 이상 성장세를 보여줬다.
클라우드는 퍼블릭 클라우드 수요의 지속 증가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48.1%, 전 분기보다는 16.2% 증가한 94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NCP) 매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7% 이상 커졌다.
한편 네이버의 성장세는 이제부터 본격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와 대기업들이 파트너십을 연이어 체결하고 있어서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신세계이마트와 2500억원대 지분 교환에 합의했다. 온라인 쇼핑에 힘을 주고 있는 만큼 쿠팡 등과 맞서 초대형 유통 연대를 하기 위함이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함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중심으로 전국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사진=네이버 제공
지난 21일에는 CJ대한통운과 함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중심으로 전국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양사는 기존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심으로 운영해온 곤지암, 군포, 용인 풀필먼트 센터에 이어 추가로 20만평 규모 이상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제공해오던 익일배송 서비스가 내년부터 46만 스마트스토어로 확대될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통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자신의 사업 형태에 따른 물류 방식을 선택하고, 구상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의 풀필먼트 플랫폼인 NFA를 구축한데 이어 익일 배송, 당일 배송 등 상품의 배송 속도도 전국을 대상으로 빠르게 높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빠른 배송 뿐 아니라 희망일 배송, 프리미엄 배송 등을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통해 판매자들이 구비한 다양한 상품 특성에 맞춰 배송 서비스도 다양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21일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들을 대상으로 생태계를 한층 넓힌다고 밝혔다./사진=네이버 제공
같은 날 대한항공과도 제휴를 시작했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네이버는 월 구독형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쇼핑 시 네이버페이 최대 5% 포인트가 추가 적립되고 네이버 웹툰 쿠키, 티빙 방송 VOD 무제한 이용권 제공 등의 디지털 콘텐츠 무료 이용을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들에게까지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현재 네이버는 대한항공과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등의 다양한 협력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유료 멤버십 사업 저변을 국적 대표 항공사 회원들에게까지 넓히겠다는 게 네이버의 사업 전략이라는 것으로 읽힌다.
네이버가 타 업종의 회사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은 기술·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CJ대한통운이나 신세계이마트와 같은 수준으로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막대한 시설 투자를 해야 하나 네이버는 기존 시장 선도 기업들과 협업하는 방법을 택해 비용을 아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쿠팡과 정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쿠팡은 물류 센터 운영을 위해 대규모 부동산을 사들이고 배송업 등에 지속적으로 직접 투자를 하고 있다.
이 같은 네이버의 파트너십 모델은 시너지를 내는 데에도 유리하고, 궁극적으로 글로벌 진출에도 더 효율적이라는 평이다. 국내 각 업계와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는 있으나 이 자체로도 경험이며, 이를 통해 글로벌 사업 전략도 수립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당사는 기술 R&D와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함을 (이번 2분기 실적으로 통해) 재차 증명했다"며 "전략적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콘텐츠 IP사업도 본격 추진해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다짐으로써 탄탄한 국내 사업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다양한 사업들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