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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농심, ‘범 롯데 갈등’ 대물림 안한다

2021-07-22 14:56 | 이미미 기자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농심그룹이 2세 경영 체제 본격화와 함께 종합식품유통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조짐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그룹 비상장 계열사 메가마트가 미국 2호점을 낸다. 2010년 미국 애틀란타 1호점 이후 11년 만이다. 

2015년까지 미국지역 점포를 1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실적 부진이 걸림돌이 됐다. 메가마트 미국 현지법인이 2019년 첫 흑자를 내면서 전환점이 마련됐다. 지난해 메가마트 미국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40% 늘어난 460억 원, 영업이익 46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메가마트는 부산 최대 규모 대형마트로 꼽힌다. 동래점 등의 성장에 힘입어 기장·천안·울산 등 지방 중심으로 점포를 확장해 서울 잠실까지 진출했다. 

미국 애틀랜타 플레전트힐로드에 위치한 메가마트 1호점 외부 전경/사진=구글 지도



이번 미국 2호점 출점을 위해 메가마트는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있는 더케이마켓 인수를 추진 중이다. 더케이마켓은 약 2780㎡(약 840평) 규모 대형 슈퍼마켓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인들이 주 소비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는 고(故) 신춘호 회장의 3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메가마트 지분을 절반 넘게 갖고 있는 만큼,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농심그룹은 지난 4월 식품가공업체 우일수산에 대한 계열 분리를 신청해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오너일가 친인척들이 주요 주주인 우일수산이 계열분리를 신청하면서 농심그룹은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 지정에서 제외됐다. 메가마트도 이 같은 수순을 밟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신동익 부회장의 회사에 대한 애착도 있다. 메가마트를 20년 넘게 이끌어온 신동익 부회장은 2013년 “본업에 집중하겠다”며 농심 부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비식품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다만 독립경영을 하더라도 메가마트 등 유통 채널을 키워 식품기업 농심과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농심, 선대의 오랜 갈등을 지켜본 신씨 형제들이 이를 대물림 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고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동생인 고 신춘호 회장은 사업에 대한 의견차이로 롯데를 떠나 1965년 롯데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다. 1978년 농심으로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각자의 길을 걸었다. 두 형제는 거의 반세기 동안 왕래를 끊은 채로 세상을 떠났다.  
 
농심은 확고한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1990년대부터 신동원 회장을 중심으로 후계구도를 정리했다. 일찌감치 식품과 비식품 분야로 나눠 형제들이 독립 경영을 해왔다. 고 신춘호 회장이 타계한 이후 자연스럽게 신동원 부회장이 농심 회장직에 올랐다.   

메가마트 관계자는 “아직 미국 현지 마트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해외 추가 출점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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