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2주 연장과 7~8월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 상업시설이 또 다시 집단감염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발목이 묶인 피서객들이 대형 쇼핑몰 등 ‘도심 속 피서지’로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020년 10월 개장 당시 신세계 스타필드 안성 내부 전경. 코로나19에도 방문객들이 몰렸다./사진=이서우 기자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에서 폭염과 한파는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시기다. 더위나 추위를 피해 실내에서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해도 유통업체들의 여름 매출이 좋았다. ‘백캉스(백화점 바캉스)’ 또는 ‘아캉스(아울렛 바캉스)’란 신조어에 맞춰 점포 안에 휴식시설을 마련하는 마케팅을 할 정도였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7월27일부터 8월9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휴가철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4.5% 늘었다.
올해는 다음 달 개장 예정인 롯데백화점 동탄점, 신세계백화점 대전엑스포점 등 대형 신규 점포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거리두기 체계의 가장 높은 단계인 4단계를 다음 달 8일까지 연장한다는 강력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올 여름 휴가철 매출은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과거 정부의 대형건물 냉방온도 26도 제한 조치로 ‘백화점은 시원하다’는 공식도 옛말이 됐다. 집에서 ‘홈캉스’를 즐기면서 온라인 쇼핑을 하는 소비자가 늘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A백화점에서는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7월12일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
해당 백화점 관계자는 “거리두기 4단계 조치는 정부 차원에서 활동을 자제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 심리적 압박을 유통업체나 소비자 양 측 모두 받는다”며 “전주, 전전주와 거리두기 4단계 조치 이후를 비교하면 매출이 빠지고 있긴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4단계 이후 명품도 예외 없이 매출이 빠졌다”면서도 “현재 지방에서도 야외 취식이 금지되고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보니 도심 쇼핑시설로 소비자가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옛날 백화점은 추울 정도로 시원했기 때문에 도심 속 피서지로 꼽혔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히려 코로나19 영향으로 방문객이 줄어들면 소비자들이 좀 덜 덥게 느낄 수도 있다”며 “갈 데 없는 피서객들이 백화점을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과 강남 신세계백화점,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백화점 등 대형유통매장 출입명부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업계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17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36일 동안 서울 소재 백화점 32곳의 운영자와 종사자 약 12만8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