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의 이자수익이 급증한 데다, 증권 계열사 등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진 데 따른 결과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한 금융지주들은 사상 처음으로 일제히 중간 배당에 나설 전망이다.
(왼쪽부터)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사진= 각 사 제공.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7일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한 4대(KB금융‧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6조9291억원으로 집계됐다.
2조3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되는 신한금융까지 포함할 경우,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2조4743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44.6%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은행의 견조한 성장 속에 증권, 카드, 푸르덴셜생명 등 비계열사의 실적이 확대된 결과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 반영되지 않았던 푸르덴셜생명의 순이익의 영향이 컸다. 푸르덴셜생명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19.1%나 급증한 192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30.25% 늘어난 1조753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반기 실적이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과 증권,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1조2530억원)은 전년 동기대비 17.9% 증가했다. 특히 하나금융투자의 상반기 순이익(2760억원)은 전년 동기대비 60%나 급증했다. 하나카드도 수수료 이익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117.8%(769억원) 증가한 1422억원을 달성했다.
우리금융은 1조419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반기만에 전년도 연간 실적을 초과 달성했다.
자회사간 시너제 확대로 지주전환 효과가 본격화한 데다 지속적인 수익구조 개선과 적극적인 건전성‧비용관리 노력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1조2830억원을 거둬 작년 동기대비 88.1%나 급증했다.
NH농협금융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9102억원)보다 40% 늘어난 1조2819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연간 기준 '2조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대 실적을 견인한 것은 비이자이익의 급증이다.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81.6%(5292억원)나 급증한 1조1780억원이다. NH투자증권의 수수료 이익이 1년 전보다 28.5%(2179억원) 증가한 9837억원을 기록했고, 유가증권‧외환파생 손익도 114.7%(4798억원) 증가한 89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금융지주 모두 역대급 호실적을 내면서 사상 처음으로 4대 금융지주 모두 중간배당에 나설 전망이다. KB금융은 주당배당금 750원의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우리금융도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으로 주당 15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고, 하나금융도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도 호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간배당에 대한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