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이 생애 첫 올림픽 출전 무대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을 뿐 아니라, 림프종을 이겨내고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 '인간승리'의 감동을 안겼다.
인교돈은 27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반 콘라드 트라이코비치(슬로베니아)를 맞아 접전 끝에 5-4 승리를 거뒀다. 동메달로 이번 대회 한국 태권도 두 번째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앞서 남자 58kg급에서 장준이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인교돈은 22세이던 2014년 림프종 진단을 받고 선수 생활을 그만둘 수도 있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병을 이겨내고 다시 태권도복을 입었으며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재기에 성공했다.
국내 중량급 최강자로 군림하며 첫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인교돈은 첫 경기 16강전을 힘겹게 통과했다. 아프가니스탄의 복병 파르자드 만수리에게 9-12로 끌려가다 종료 직전 발차기 공격을 성공시키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8강을 무난히 통과한 인교돈은 준결승에서 북마케도니아의 데얀 게오르기예프스키에게 6-12로 져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동메달 결정전에 나서 메달 획득을 위한 마지막 일전을 벌인 인교돈은 1라운드에서 왼발로 상대 머리를 가격하는데 성공하며 3-0으로 앞섰다. 2라운드에서는 상대 감점으로 1점을 얻어 4-0으로 포인트 차를 벌렸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4-2로 추격을 당한 인교돈은 체력이 떨어지며 소극적인 플레이로 감점을 받는 등 5-4, 한 점차까지 쫓겼다. 그래도 가진 힘을 모두 쥐어짠 인교돈은 끝까지 리드를 지켜 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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