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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전·호남·친문…민주당 경선 변수는?

2021-07-28 15:23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8일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본경선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이날 오후 3시 30분 대권 주자 6명이 경제 현안을 놓고 1차 TV토론회를 갖는다.

최근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고 지역주의 논란이 거세지면서 양강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간의 각축전에 관심이 쏠린다.

경선 레이스 본격 돌입, 추격전 '가속화'

특히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어, 내친 김에 역전이 일어날지 혹은 이재명 지사가 추격을 따돌릴지 주목된다.

앞서 이 지사는 일찌감치 '대세론'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유력했지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 전 대표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8명에서 6명으로 후보를 줄인 컷오프 이후 실시된 리얼미터(7월 12~13일) 조사에서 이 전 대표 지지율은 이전 조사에 비해 7.2% 오른 15.6%를 기록했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16~17일간 조사에서는 20%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여야 주자를 막론하고 3위에 올라있지만 오차범위를 넘나들며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10~11일 윈지코리아컨설팅의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윤 전 총장과의 양자 대결에서 (오차범위 내에 있지만) 처음으로 우세한 결과를 냈다.

당초 제 1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말바꾸기 논란을 낳은 기본소득 공약은 민주당 다른 주자들에게 잇달아 공격을 받으면서 이 지사에게 뼈아픈 대목으로 떠올랐다.

이 지사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추격전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이 전 대표가 원래 여야를 통틀어 부동의 대권 주자였다는 점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중순까지 20%대 지지율을 꾸준히 보이며 타 경쟁자들 보다 앞섰지만 지난해 말부터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바닥까지 추락했다.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현재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의 내년 대선 후보를 최종 선출하게 될 경선에서 이 전 대표의 추격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최대의 관건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전 당대표(사진 좌측)와 이재명 경기도 지사. /사진=미디어펜 박민규 기자


'권리당원 텃밭' 호남의 선택은

또다른 주요 변수로는 호남 당심이 꼽힌다. 타지역에 비해 권리당원 수가 많아 경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여당 텃밭이기 때문이다. 당 전체 권리당원 중 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4~25일 이재명 지사는 호남을 방문해 표심을 훑었고 이낙연 전 대표 또한 26~27일 양일간 광주를 방문해 지속적인 표 관리에 들어갔다. 양 캠프가 경선 승리를 위해 가장 공들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호남 당심의 초점은 당원들이 야권 단일후보와 싸울 여당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감안해 전략적인 선택을 할지가 핵심이다. 노무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 모두 과거 경선에서 본선 경쟁력을 인정 받아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광주지역 권리당원인 이 모 씨(59세·남성)는 28일 본보 취재에 "최근 불거진 지역주의 조장 논란은 부차적"이라며 "결국 이낙연 대 이재명의 양강 구도에서 이낙연의 경우 국회 경험과 국무총리, 당대표 등을 두루두루 거쳤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확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이재명은 성남시장-경기지사를 거치면서 지역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이유와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에서 부산경남 표심까지 좀 더 확장성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며 "이낙연 전 대표가 호남 적통으로 꼽히지만 전국적인 확장성 또한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부정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호남 당원들 여론은 백중세라고 본다"며 "어느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언젠가 일어나겠지만 현재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 누가 앞선다고 보기 힘들다. 당내 경선에서 호남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지만 실제 지역 투표 결과는 캐스팅보트가 아니라 무승부로 끝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내 주류는 여전히 '친문'

이 전 대표의 추격전, 호남 당심에 이어 경선 마지막 변수로는 '친문'이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를 회복하고 윤 전 총장의 전국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친문의 운신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또한 이 지사의 열린캠프는 이 지사를 놓고 '민주당의 적자'라고 칭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친문 진영의 거부감·불안감이 아직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28일 본보 취재에 "친문 강성 당원들은 여전히 당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며 "핵심 당원들의 비토 또한 이 지사가 넘어야 할 과제"라고 전했다.

그는 "비공개 사적인 자리에서는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된다고 가정하면 집권 후 문재인 대통령을 가만히 놔둘까'라는 우려섞인 얘기가 간간히 나온다"며 "차라리 문 대통령이 임명했고 서로를 향해 직접적인 저격을 하지 않은 윤석열 전 총장이 이재명 지사 보다 괜찮을 것이라는 '차악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진영이나 지면 죽는다는 위기감이 크다"며 "여당 핵심 지지층, 콘크리트 지지층이 대통령 편을 드는 이상 양 캠프 모두 계속해서 친문에 구애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7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사진 우측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본경선 열기가 예상보다 과열되면서 후보간 비방전이 빗발치자, 민주당 선관위원장과 각 캠프 총괄선대본부장들 간의 연석회의가 지난 26일 열렸다. 28일 오전에는 대선 후보 모두가 모여 '원팀' 협약식을 갖기도 했다.

오후에 열릴 1차 TV토론회에서 호남 및 친문 권리당원들이 주목할만한 공방이 펼쳐질지 관심이 쏠린다.

말 그대로 '예측불허'다. 양강 구도가 더 거세질지, 군소 후보들의 3위 약진이 돋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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