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그 중에서도 증권사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DGB금융의 경우 하이투자증권의 성장이 그룹 전체의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줬다. 타사들의 경우도 은행 실적이 지주사 전체의 실적을 좌지우지했던 패턴에 변화가 포착된다.
2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들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의 호실적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방 금융지주사들의 호실적이 눈에 띄는데, 산하 증권사들이 선전하며 제몫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DGB금융지주의 경우 자회사 하이투자증권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865억원을 공시하며 전년 대비 79.8% 급증한 성과를 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162억원 수준인데, 이는 작년 연간 영업이익인 1340억원에 거의 근접한 실적이다. 그룹 내 손익 기여도 역시 26.2%로 전년 대비 5.1%포인트 올라갔다.
BNK금융지주의 자회사인 BNK투자증권 역시 올 2분기 33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157억원) 대비 100% 이상 향상된 실적을 공시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650억원 수준인데, 이는 작년 총 순이익인 534억원을 이미 상회한 것으로 창사 이래 최대 반기 실적이기도 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오히려 주식투자 붐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실적을 매분기 공시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흐름이 좋아지면서 증권사를 거느리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은 수직상승 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산하 NH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279억원으로 금융지주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공시했다. 뒤이어 KB증권이 374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으며 신한금융투자 3229억원, 하나금융투자 2760억원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특히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전년 대비 무려 465.5% 급증한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들 증권사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패턴은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성과가 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비해 늘어난 고객군을 대상으로 그들의 자산 확대와 금융상품 판매수익을 통한 성장세가 나날이 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이다.
통상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에는 은행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작년부터는 흐름이 다소 바뀌었다는 분석도 자연히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워낙 증권사들에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다들 흐름을 타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금융지주사들 입장에서는 숙원 과제 중 하나였던 ‘비은행 계열사 비중 확대’라는 목표가 자연스럽게 달성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