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정부가 5차 재난지원금 정책으로 대규모의 예산을 쏟아내며 카드 사용액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카드사들은 이를 통한 이득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원금 사용처가 대형가맹점이 아닌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가맹점으로 한정되면서 우대 수수료율 적용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의 용도 제한 규정을 지난해 재난지원금과 같이 운영할 방침이다.
국민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나 선불카드, 지역 상품권 가운데 선호하는 지불수단으로 받아 주민등록상 거주 지역에서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전통시장, 동네 마트, 편의점, 주유소 등에서 쓸 수 있으며, 음식점이나 카페, 빵집 등 식음료 매장 사용도 가능하다.
의료비와 교육 관련 지출에도 국민지원금을 쓸 수 있고, 병원과 약국, 안경점, 서점, 문구점을 비롯해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사용 불가 업종은 지난해 재난지원금과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전자 상거래에선 기본적으로 지원금을 쓸 수 없으며, 배달 앱을 쓰는 경우 지난해처럼 '현장 결제'를 선택하면 지원금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온라인몰을 비롯해 대형전자 판매점, 유흥업종, 골프장, 노래방, 복권방, 면세점 등에서도 국민지원금을 쓸 수 없다.
국민지원금을 통해 카드 소비액이 증가하며 카드사 이익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카드사의 입장은 다르다.
카드 사용처가 대부분 영세·중소가맹점으로 이들에게 적용되는 우대 수수료율을 업계에서는 원가 이하로 바라보고 있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카드사에서 추정하는 적정 수수료율은 1.0~1.5%이지만 연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 수수료는 0.8%, 연매출 30억원 이하의 중소가맹점은 1.6%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어 사실상 카드가 긁힐수록 적자랑 다름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5~8월 중 지급된 재난지원금에 대한 전업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은 973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자비용과 판매·관리비용, 인프라 구축 비용 등에 사용한 재난지원금 관련 영업비용은 1053억9000만원으로 집계돼 오히려 8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됐다.
올해 재난지원금 지급은 지난해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해 대규모 영업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지만 카드사들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고 못 박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큰 가맹점이 사용처에서 제외되며 수수료 수익은 전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지난해 이미 인프라가 구축돼 보다 적은 비용이 소모될 것으로 보이지만 콜센터 등의 인력은 마찬가지로 투입돼 카드사 입장에선 수익이 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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