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오프라인 지점 축소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 반대급부로 온라인 서비스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속도가 붙고 있다. 자산관리(WM) 서비스마저 온라인으로 영역을 옮겨가는 가운데, 젊은 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메타버스 서비스 또한 활용도가 커지는 양상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들의 오프라인 지점 축소 움직임이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58개 증권사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지점은 총 841곳이다. 이는 올해 들어서만 석 달 만에 20곳이 감소한 것으로, 지난 2019년만 해도 1000곳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빠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 축소는 비단 증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은행을 비롯해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점포 축소는 하나의 흐름으로써 수년간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패턴이다. 특히 증권사들의 경우 디지털·비대면 투자가 새로운 경향으로 아예 자리를 잡고 있는 모양새다. 투자의 대세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확립되면서 고객들이 영업점을 찾을 이유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오프라인에서 전담하고 있던 업무는 WM 분야였지만, 이제 그마저도 온라인으로 영역을 옮겨가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프라이빗 뱅커(PB)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립하고 있다.
일례로 자산관리 분야에서 강점을 드러내고 있는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 ‘비대면 원스톱 상담 서비스’를 개시했다. 108명의 PB를 배치해 고객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컨설팅과 종목 상담, 주식 주문 등을 돕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은 천천히 속도를 붙여가던 ‘비대면 온라인 투자’ 방식에 쐐기를 박으며 각 회사들의 영업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 가운데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는 증권사들도 늘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메타’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과 똑같은 활동이 이뤄지는 가상공간을 지칭한다.
이미 NH투자증권은 오는 9월 말을 목표로 메타버스 서비스 도입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완성되면 이 안에서 기업분석 세미나, 투자 콘퍼런스 및 투자 교육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IBK투자증권 역시 지난 6월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메타시티 포럼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후 메타버스 내 지점 개설, 금융 교육, 자산관리 등의 금융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달 2분기 사내 시상식을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진행하며 눈길을 끌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 주식투자를 시작한 증권사 신규 고객들의 다수는 온라인‧메타버스 등에 익숙한 2030세대”라면서 “코로나19 사태는 국내 증권사들이 수익 면에서 몸집을 키우고 질적 측면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구축시키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