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1세대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의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따상’(공모가 두배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최근 공모주 투자 열기가 위축된 점과 고평가 논란 등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본사 /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6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다.
상장 당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에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하고,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가 합치하는 가격으로 시초가가 결정된다.
시초가는 공모가(3만9000원)의 90~200%인 3만5100~7만8000원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이 시초가를 기준으로 장중 상하 30%의 가격 제한폭이 적용된다.
카카오뱅크의 시초가가 공모가 2배인 7만8000원으로 결정되고 상한가로 치솟는 ‘따상’에 성공하면 상장일 주가는 최고 10만1400원까지 오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은 투자자의 경우 상장일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주당 6만2400원이다.
따상에 성공할 경우 시가총액 역시 급격하게 불어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18조5289억원이었다. 그러나 따상 달성시 단숨에 48조1752억원으로 뛰어 오른다. 4일 종가 기준으로 금융 대장주인 KB금융(21조9131억원)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따상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앞선 기관 수요 예측,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 잇달아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6~27일 진행된 카카오뱅크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는 총 58조3020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역대 5위의 청약 증거금 규모다. 청약경쟁률 역시 182.7대 1을 기록했다. 중복 청약이 허용되지 않은 기업공개(IPO)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앞선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카카오뱅크는 역대 최고 수준인 2585조원의 주문이 몰렸고, 경쟁률도 1733대 1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낮은 의무보유확약 비율 등은 변수다.
카카오뱅크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59.82%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64.6%), SK바이오사이언스(85.27%)와 비교하면 낮다. 특히 외국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27.36%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상장 첫날 차익 실현 매도가 쏟아져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고평가 논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수익비율(PER)은 은행주의 기존 PBR이나 PER과는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인다. 기존 은행주의 평균 PBR은 0.44, PER는 5배 수준이지만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기준 PBR은 3.7배, PER은 56배에 달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 주가는 긍정적 흐름을 보일 수도 있지만 은행으로서 성장성, 플랫폼 비즈니스 기대감 등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한 밸류에이션”이라면서 “주가가 추세적으로 의미 있게 상승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향후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서 보여 주는 성과가 주가의 운명을 가를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카카오뱅크가 금융 플랫폼 관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에 따라 플랫폼 가중치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 “기존 시중 은행들도 금융 플랫폼 측면에서의 성과에 따라 플랫폼 관점에서 밸류에이션을 받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