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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터키 두 번 울렸다…8강 탈락시켜 한 번, 팬들 터키 산불 돕기로 또 한 번

2021-08-06 10:40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33)이 터키를 두 번 울렸다. 8강에서 만난 터키를 꺾어 쓰라린 패배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더니, 팬들이 산불로 고통받는 터키를 돕자고 나서 감동의 눈물을 안기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4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터키와 풀세트 접전 끝에 3-2 승리를 거두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실 터키는 세계랭킹 4위의 강팀이고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에 7승 2패로 앞서고 있었다. 한국의 절대 열세가 예상됐지만 주포이자 주장 김연경이 동료들을 계속 격려하고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승리에 앞장섰다. 특히 김연경은 터키리그에서 장기간 활약해 상대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김연경이 없었다면 한국의 터키전 승리는 힘들었다.

사진=IOC, 도쿄올림픽 공식 SNS



한국에 진 터키 선수들의 충격은 상당했다. 눈물을 펑펑 쏟았다. 패배의 아쉬움이 컸겠지만 또다른 이유도 있었다. 터키는 현재 초대형 산불로 국가적인 재난에 처해 있다. 터키 대표선수들은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기 위해 이번 올림픽 메달을 간절히 원했다. 그런데 한국에, 김연경에 가로막혀 8강에서 탈락했으니 눈물의 농도가 더 짙을 수밖에 없었다.

김연경은 터키전 승리 후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면서도 잘 알고 지냈던 터키 선수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도 잊지 않았다. 

한국-터키전을 지켜보면서 감동 받은 배구팬들, 특히 김연경 팬들이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의미있는 행동에 나섰다. 김연경의 이름으로 산불 피해를 입은 터키를 조금이나마 도와보자는 취지에서 '김연경' 또는 '팀코리아' 이름으로 묘목을 기부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팬들은 'prayforturkey'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기부를 인증하는 글과 사진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김연경은 마지막 출전한 올림픽에서 온몸을 불사르는 투지로 한국 여자배구를 4강까지 이끌었다. 한국은 6일 저녁 우승후보 브라질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김연경은 또 한 번 기적을 일구자며 대표팀 동료들을 격려하면서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힌국이 브라질마저 꺾고 결승에 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승패와 관계없이, 한국의 메달 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김연경은 이미 많은 감동을 안기고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게다가 감동을 팬들의 기부선행으로 연결시키는 선한 영향력까지 전파하고 있다.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사실이 아쉽지만, 그는 가장 기억에 남을 올림픽을 선사하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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