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는 12일로 예정됐던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논의를 17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행 개정안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주말까지 자체 개정안을 내놓겠다고 한데 따른 조취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중재법은)우리도 조율할 부분이 있다"며 "아직 국민의힘에서 안을 제안한 적이 없으니까 가지고 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언론중재법'에 포함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제외하는 등 자체적인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허위·조작보도에 대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것으로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을 받고있다.
국민의힘 이달곤 간사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사들이 들어와 있지 않고 유튜브에 중계가 되지 않는다며 항의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스마톤폰으로 중계화면을 들어 보여주었다./사진=연합뉴스
문체위 야당 간사인 이달곤 의원은 "우리가 지금 법안을 만들고 있다"며 "징벌적 손배는 받아들일 수 없고 기사열람차단청구권도 마찬가지"라고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언론인 출신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판례를 보면 공직자가 소송을 제기하는 게 일반인보다 훨씬 많다"며 "기자 개인을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 소송을 하는 경우가 30~40% 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소송을 통해 언론 취재를 봉쇄하려 하는 공직자에게 커다란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입증 책임을 전환시키는 것도 세계에 없는 법을 만드는 것"이라며 "(현행법은) 고위공직자에게 입증 책임을 엄격히 적용하는데, 30조3항은 그걸 전환하는 것이다. 고의·중과실 추정을 법원이 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량한 국민들의 허위보도로 인한 피해를 신속 구제하는 게 아니라, 그걸 핑계 삼아 권력형 비리에 대한 비판 기능을 봉쇄하려는 법"이라며 "손해배상은 정신적, 물질적, 경제적 피해에 비례해 보상하는 건데 아무 관계도 없이 매출액의 일부를 산정하라고 강요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성을 찾고 미디어특위가 만든 무리한 법안에 대해 내부에서도 자성이 있어야 한다"며 "새 미디어 환경 변화에서 가짜뉴스나 악플에 시달리지 않게 함께 노력해야지, 사실과 다른 것을 주장하면서 모든 게 전통미디어의 책임인 양 몰아붙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