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의 총수이자 대한양궁협회의 수장인 정의선 회장을 공통분모로 하는 두 집단의 구성원들이 온라인상으로 만났다.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의 가장 든든한 지원자이자 가장 열렬한 팬인 현대차그룹 직원들은 지난 10일 대표팀 환영회 행사 종료 직후 그들과의 '공감토크'를 통해 도쿄 올림픽 기간의 뜨겁고 울컥하고 영광스럽던 순간들을 공유했다.
현대차그룹 직원 대상 '온택트(Ontact)' 방식으로 모바일, 웹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된 이날 공감토크에는 강채영‧장민희‧안산‧오진혁‧김우진‧김제덕 선수 등 6명의 양궁 금메달리스트들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양궁 대표팀과 현대차그룹 직원들이 10일 온택트 방식으로 '공감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번 올림픽을 통해 일약 전 국민적 스타가 된 안산 선수에 대한 관심은 현대차그룹 직원들 사이에서도 뜨거웠다.
지난 2018년에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됐을 당시 '박지성, 김연아 선수처럼 스포츠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름만 들어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스타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밝힌 적 있던 안산 선수는 불과 2년 뒤에 꿈을 이루게 된 것에 대해 "아직도 믿기지 않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주변으로부터 2024 파리대회 공식계정 포스터에 자신이 등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소심하게 '좋아요'를 눌렀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긴장이 극도에 달할 슛오프(동점일 때 선수당 한 발씩 쏴서 정중앙에 제일 가깝게 쏜 사람이 이기는 방식) 순간에 화살을 고르는 비법도 공개했다. 안 선수는 "깃의 들뜸에 따라 1~2mm로도 승패가 결정될 수 있는 부분이라 최대한 신중하게 골랐다"면서 "제 화살을 기준으로 보자면 흰 색깔 깃이 있는데, 그 세 개 깃이 가장 고르게 붙여져 있는 걸 기준으로 최대한 신중하게 골랐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으로부터 "이제 다리 뻗고 자"라는 '스윗'한 격려를 받았을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안 선수는 "시상식에서 이미 울컥한 마음이 있었는데 회장님이 따뜻하게 말씀해주셔서 더 울컥했다"면서 "회장님 말씀대로 그날 다리 뻗고 편하게 잤다"고 회상했다.
정의선 회장이 일본까지 날아가 양궁 대표팀의 시중(?)을 드는 것을 본 현대차그룹 직원들의 시샘 어린 질문도 있었다.
김우진 선수는 "(정의선)회장님께서 사소한 것 하나까지 챙겨주셨다. 선수들 식사 때 메뉴를 딱 선정해서 이거 해줬으면 좋겠다고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고 눈치 없이(?) 자랑했다. "양궁을 정말 사랑하시고 진심이라는 게 느껴졌다"는 말로 확인사살까지 했다.
정의선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양궁 국가대표팀이 올림픽 무대에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 과정에서부터 다양한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었다.
장민희 선수는 이에 대해 "생각지도 못한 기술들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매우 놀라웠고, 굳이 하나의 기술만을 뽑을 수는 없을 것 같고, 모든 기술들이 경기력에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경기 내내 심장 박동 수 80~90bpm을 유지하는 강심장을 뽐낸 김우진 선수는 그 비결 중 하나로 현대차그룹의 지원으로 조성된 진천 선수촌 세트장을 꼽았다.
김 선수는 "도쿄대회 세트장과 거의 90% 흡사한 세트장이 진천 선수촌에 만들어져 있는데 여기서 훈련하면서 익숙해졌다"면서 "경기에 들어가면 항상 상대편을 신경 쓰지 않고 제가 해 왔던 것을 온전하게 하려고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긴장을 좀 했지만 아무래도 심장박동 측정 기계가 좀 오작동을 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양궁 여자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자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체철 소속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한 오진혁 선수는 "회사의 무한한 지원으로 조금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우리 현대차그룹, 현대제철 직원 여러분들 항상 건강관리 잘 하시라"고 응원을 보냈다.
강채영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슬럼프를 극복하고 다시 도전해 좋은 결과를 얻으면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는 "리우대회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로 힘들었던 적도 있었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슬럼프를 극복하며, 자신을 믿고 경기할 수 있는 법을 배웠다"면서 "그 이후로 실력이 더 성장하게 됐고, 그로 인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민희 선수는 도쿄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즐길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국가대표로 선발이 되고 나서 부담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비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훈련도 잘 됐고 단체전 성적도 좋았기 때문에 부담감보다는 자신감을 채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남자 대표팀은 단체로 스마트폰 게임을 하며 소소한 일탈을 즐겼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게 남자 단체전 금메달 획득의 원동력이었다고 한다.
오진혁 선수는 "스마트폰 게임이지만 나중에는 서로 경쟁을 하게 됐다"면서 "선수들이 목표했던 것들에 대해 확실하게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게임을 하면서 선수들과 더욱 가깝고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하는 도중에서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서도 대화하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게임이 많은 도움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자 단체전 금메달 획득으로 '최연소로 병역혜택'을 받게 된 김제덕(17세) 선수는 사실 병역 문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결승전 갔을 때까지 어떻게 하면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다양한 생각을 했고, 최선을 다한 뒤 결과를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면서 "결승전에서 승리하고 금메달을 획득했고, 시상대에 올라갔을 때 드디어 병역혜택에 대해서 실감했다.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