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신학철 부회장 리더십 속 그룹 '1옵션' 굳히기 돌입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LG화학이 5년 뒤 매출 30조원 및 두 자릿수 이상의 수익성을 시현하는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상반기 3조547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그룹 내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다. 특히 2분기의 경우 2조1398억원으로,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전자계열사 총합 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석유화학·2차전지·첨단소재·생명과학 등 전사업부문 성장에 힘입은 것으로, '미래 트렌드에 올라타서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다수의 넥스트 성장동력을 보유했다'던 신학철 부회장의 발언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5년간 1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이같은 현상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우선 3분기 여수 제2 납사크래커(NCC)를 비롯한 신규 설비 가동으로 업계 전반을 감싸고 있는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더욱 강하게 활용한다는 계획으로, 바이오소재·재생에너지소재 경쟁력을 높여 미래성장축으로 삼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최근 세계 최초로 ISCC 인증을 받은 바이오-밸런스드 고흡수성수지(SAP)를 처음으로 수출하기도 했다. 이는 재생가능한 폐식용유·팜부산물 등을 활용해 제조한 것으로, 요르단 소재 고객사에 납품될 예정이다.

또한 5250억원을 들여 LG전자의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 산하 화학·전자재료 사업부문을 인수했고, 2차전지 시장 규모 확대에 맞춰 양극재 출하량도 늘리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소재다.

전기차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호주 니켈 코발트 제련 기업 지분 인수 등을 통한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을 향상시킨다는 방침으로, △증설라인 안정화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스마트팩토리 구현 등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해 국내외 생산량을 확대하고, 3세대 전기차용 하이니켈 NCMA 배터리 생산을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분기 실적은 일회성 요인 인식에 기댄 측면이 있지만, 올 상반기 24.5%의 점유율로 2위를 지키면서 K-배터리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 언급되고 있다.

생명과학부문은 소아마비 백신 신제품 출시 및 제미글로·유트로핀을 비롯한 주요 제품이 실적 향상을 견인하고 있으며, 이들 제품을 통한 성과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통풍치료제(LC350189) 미국 임상 2상에서 유효성 평가지표를 충족시키는 등 신약 개발도 이어가는 중으로, 10년간 1000만실린지를 판매한 미용필러 '이브아르'도 중동·동남아 등으로 시장을 넓히는 등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친환경 통합 브랜드 '렛제로(LETZero)' 런칭으로 그린슈머를 공략하고, 국내외 공장에서 RE100을 달성하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양극재·음극 바인더·전해액 첨가제·탄소나노튜브(CNT) 등 배터리 4대 핵심소재에 적용되는 주요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업체"라며 "NB라텍스 공장을 증설하는 등 합성고무 경쟁력도 높이는 중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친환경소재 관련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