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한일 간 바로잡아야 할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가치와 기준에 맞는 행동과 실천으로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숙 여사와 함께 서울시 중구 구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 284’에서 거행된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한일 양국이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며, 이웃나라다운 협력의 모범을 보여주게 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해방 다음날인 1945년 8월 16일 민족의 지도자 안재홍 선생은 삼천만 동포에게 드리는 방송연설을 했다.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선생은 패전한 일본과 해방된 한국이 동등하게 호혜적인 관계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민지 민족의 피해의식을 뛰어넘는 참으로 담대하고 포용적인 역사의식이 아닐 수 없다”면서 “해방으로 민족의식이 최고로 고양된 때였지만 우리는 폐쇄적이거나 적대적인 민족주의로 흐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1.08.15./사진=청와대
또 “아시아를 넘어 세계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3.1독립운동의 정신”이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해방된 국민들이 실천해온 위대한 건국의 정신이다. 대한민국은 한결같이 그 정신을 지켜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국교정상화 이후 오랫동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분업과 협력을 통한 경제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었다. 앞으로도 양국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정부는 양국 현안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등 세계가 직면한 위협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날 한일 문제에 대한 발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나 강제징용 문제에 있어서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우리국민도 더 이상 일본에 대해 식민지 피해의식을 버릴 때가 됐고, 미래지향적으로 이웃나라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태극기를 들고 있다. 2021.8.15./사진=청와대
또한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의 주역인 여천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지난 1943년 10월 이역만리 떨어진 카자흐스탄에서 조국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숨을 거둔 지 78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은 역사적인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대한독립군 사령관이었다”면서 “장군의 유해를 봉환하기 위한 우리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어 매우 기쁘다. 물심양면으로 협력해주신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광복 직후인 1946년 윤봉길 의사와 이봉창 의사를 시작으로 오늘 홍범도 장군까지 애국지사 백마흔네 분의 유해가 고향산천으로 돌아왔다. 독립영웅들을 조국으로 모시는 일은 국가와 후대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영광으로 여기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선열들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자주독립의 꿈을 잃지 않았고, 어디서든 삶의 터전을 일구며 독립운동을 펼쳤다”며 “그 강인한 의지가 후대에 이어져 지금도 국난극복의 힘이 되고 있다. 선열들과 독립유공자, 유가족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