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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호남 민심' 한판 대결...승자는?

2021-08-15 13:55 | 이희연 기자 | leehy_0320@daum.net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앞두고 민주당의 텃밭, 호남 지지율을 잡기위한 한판 승부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연휴 첫날인 지난 14일 호남을 찾아 '김대중 정신' 계승과 호남지역 현안 등을 챙기며 경쟁적으로 호남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먼저 이 지사는 지난 14일 오후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민주당 의원과 함께 하의도 김대중 추모관을 찾은 후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이루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이 지사는 "김대중 대통령님의 삶은 인동초라는 말이 참 어울리는 것 같다. 많은 신고를 겪고 그것이 거름이 돼 평화적·수평적 정권교체라는 거대한 위업을 이뤄냈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목숨을 걸고 지방자치제도를 도입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새 지평이 열렸고 그 공간 속에서 저도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쳐서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김대중 정신'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4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해 김 전 대통령 아들인 김홍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온몸을 던져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회복해내고 새로운 개혁의 길을, 또 남북 평화의 길을 열어낸 위대한 역정을 존경한다. 그 길을 따라 저도 멈춤 없이 앞으로 가겠다"며 민주당의 정신적 뿌리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과거 '백제발언' 논란 등을 위식한 듯 "선거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면 지역주의 망령이 무덤에서 다시 살아나서 배회하는 안타까운 현실인데 지역주의라고 하는 것을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신 분이 지역주의의 가장 피해를 입은 김대중 대통령이라는 점에서도 정말 위대한 정치인, 위대한 사상가"라고 평가했다. 

지역 현안을 두고는 "기회가 된다면 신재생 에너지 사업의 전략 기지로 호남을 육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호남 띄우기를 통한 표심 구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지사의 이같은 행보는 오는 18일 김 전 대통령 기일을 앞두고 대선 경선 최대 승부처인 민주당 텃밭 호남에 자신이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당의 가치를 계승하고 실현시킬 유일한 민주당 후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상징적 행보로 풀이된다. 또한 '될 사람을 밀어준다'는 호남 민심에 굳건한 1위 주자의 모습을 각인시켜 호남 표심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호남 출신 이 전 대표 역시 김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에 맞춰 호남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부터 2박 3일에 걸쳐 전남과 광주, 전북을 누비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호남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지사보다 하루 앞선 지난 13일,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를 찾은 이 전 대표는 국도 1호선(목포~신의주)·2호선(신안~부산) 기념비 앞에서 '남북평화와 동서화합'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저는 어린 나이에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다. 그것이 제 인생의 시계를 돌려놓으리라는 것을 그때는 미처 몰랐다"며 "대학 강의실보다 김대중 선생의 연설장이 훨씬 더 저에게 큰 희망을 줬다. 그것이 저의 남루한 청춘의 시작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의 공천을 받아 정치에 입문했다"면서 "소년 김대중, 청년 김대중이 꾸었던 그 꿈, 그리고 지금 저희들이 꾸는 이 꿈 모두 함께 꿔주시기 바란다. 꿈은 함께 꾸면 이뤄지는 현실이 된다"며 호남 표심 구애에 적극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해 김 전 대통령 아들인 김홍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어, 14일에는 광주를 방문해 지난 6월 붕괴사고 참사를 겪은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사고 희생자 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누구나 54번 버스를 타고 있을 수 있다. 누구나 그 시간에 그곳을 지날 수 있다"며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참변으로 돌아온 것을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피해회복,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요구한다. 당연한 요구"라며 "경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경찰과 행정은 가족들과 부단히 소통하기 바란다"고 희생자 가족을 위로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호남 지역 현안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총리시절 계획했던 '고창 노을대교' 건설 예정지를 방문했다. 그는 "이런 관광 기반 시설이 갖춰져야 하고 그렇게 되어야만 국가가 균형있게 발전하게 된다"라며 "노을대교가 이달 안에 기획재정부가 심사를 한다고 하니까 꼭 포함되도록 윤준병 의원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의 전국 순회경선이 불과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1위 굳히기를 위한 이 지사의 호남 구애전략과 '김대중 정신, 김대중 계승'을 강조하며 추격전에 나선 이 전 대표 간의 한판 승부가 시작됐다. 광복절 연휴 김대중 12주기(8월18일)를 앞두고 여권의 텃밭에서 벌어지는 호남 표심 대결의 승자는 과연 누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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