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2050 탄소중립국가로 가기 위한 선제목표인 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탄소중립기본법에 반영될지를 두고,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한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5억 3600만톤을 줄이겠다는 NDC 목표치를 국제연합(UN)에 제출했다가, “지구 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려면, 2010년 배출량에서 45%를 줄여야 한다”면서 “한국, 브라질, 호주 등은 이전 감축 목표보다 강한 목표치를 내놓지 못했고, 어떤 행동도 없다”고, UN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윤순진 민간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한국의 2030 NDC 목표치는 사실상 UN으로부터 퇴짜를 맞은 셈이다.
이를 두고 환경시민단체 등은 ‘목표치를 터무니없게 낮게 잡았다’고 비판했고, 정부 역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탄소중립 선진국과의 교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NDC 목표치를 상향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하지만 지난 5일 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중위)에서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신기술에 의존한 실현 가능성의 낮음’과 ‘턱없이 부족한 탄소배출 감축 목표치’, ‘3가지 안 중에 실질적인 탄소배출 감축안이 1개 뿐’ 등, 환경단체를 비롯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윤순진 탄중위 민간공동위원장도 시나리오 발표에서 “NDC의 구체적 수치에 대해선, 탄중위가 깊이있게 논의하지 못했다”라며 “먼저,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러한 NDC 목표치 상향을 비롯,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탄소중립기본법안을 오는 18일 논의할 예정으로,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처리될 전망이다.
2030 NDC를 탄소중립기본법에 반영하는 지를 놓고, 환경부와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임종성 의원 등은 “NDC 목표는 여러 전문가들이 탄중위에서 구체적인 '2050 넷제로' 로드맵과 함께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부분은 시행령에 넣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회도 NDC 상향 기준치 설정에 대한 탄중위 역할을 강조하면서, 탄중위로 관심을 돌리는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 등은 “법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하지 않는 탄소중립법은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일부 여·야 의원 등은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면서, 법안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간사, 정책위의장 및 원내수석부대표의 ‘3대 3’ 회의를 열고, 2030 NDC의 구체적 수준과 법 반영 여부를 사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강 의원은 “중요한 법안과 관련한 논의를, 거대 양당간 밀실협의로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환경법안소위장에서 공개적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후정의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2030 NDC 목표를 두고 정부 측에서는 2018년 대비 30% 감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강 의원을 비롯 환경단체들은 2010년 대비 50% 수준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