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고가 수입차 브랜드 포르쉐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밀려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18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포르쉐 차량 계약 후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가까이 대기해야 차량을 인도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포르쉐의 인기 원인을 “수입차의 대중화”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수입차인 벤츠·BMW가 흔하게 느껴질 정도로 많이 판매되면서 남들과 다른 고급 수입차를 구매하겠다는 수요 심리가 포르쉐의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도 포르쉐의 브랜드 평판과 가격대는 절묘하다. 주요 차종 가격이 1억~2억원대에 포진하면서, 1억원 미만의 차량이 주를 이루는 벤츠·BMW보다 한 단계 상급이라는 브랜드 평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고성능 스포츠카를 만드는 제조사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깊게 각인돼, 차의 성능이 월등하게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포르쉐의 실제 주력 판매 차종은 스포츠카가 아닌 △카이엔 △파나메라 같은 SUV 또는 실용적인 차량이 주를 이룬다.
불과 5년 전까지 포르쉐와 비슷한 브랜드 평판을 받으며 하나의 그룹으로 묶였던 마세라티는 최근 급격한 판매량 감소와 소비자 선호도 하락 탓에 포르쉐가 독주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마세라티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신차 출시 부재 △경쟁사 대비 떨어지는 상품성 등이 손꼽히며, 현재 월평균 60~70여대를 파는 수입차 변방으로 완전히 밀려난 상태다.
한편 포르쉐 상위 브랜드로 평가되는 벤틀리, 롤스로이스, 페라리, 람보르기니는 최소 3억원 이상의 가격대에 포진돼 일반 대중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에 따라 비교적 접근이 가능한 1억~2억원대에 살 수 있는 포르쉐가 유독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가격대에 포르쉐를 대체할만한 브랜드가 전혀 없다는 것도 인기를 끄는 주요 원인이다.
복합적인 이유 탓에 포르쉐의 인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별도의 ‘홍보·마케팅’ 없이도 앞으로 판매량은 계속 우상향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소비자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포르쉐가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포르쉐코리아는 지난 7월까지 6064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대비 14.7% 판매가 늘어났다. 물량 수급이 원활했다면 같은 기간 8000여대 수준까지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과 전세계적인 포르쉐 선호도 상승으로 인해 물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도로에서 눈에 확 띌 정도로 포르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이 보인다”며 “절묘한 가격과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 덕분에 최소 5년간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기가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포르쉐 역시도 눈에 익고 흔하게 볼 수 있게 된다면, 소비자들은 또다시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