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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리포트⑬]친환경 경영의 딜레마…피할 수 없는 과제 그러나 부담도

2021-08-19 11:01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기후 변화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살 곳을 잃은 '북극곰의 눈물'이 이제 우리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경고음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상황이다. 강대국과 글로벌 리더, 기업들은 기후 재앙을 피하자는 대원칙 속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가 바꾸고 있는 세상은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새로운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강대국들의 헤게모니 다툼, 기회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우리 역시 기후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재편되는 국제질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정책과 냉철한 전략이 요구된다. 미디어펜은 '기후위기 리포트' 심층 기획시리즈를 통해 '신기후 시대'에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을 짚어보고 급변하는 환경에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최근 기업들이 미래 경영 전략을 논하면서 빠지지 않은 키워드가 있다. 바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이 가운데 환경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친환경성이 미래 경쟁력으로 부각되면서 기업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기업의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탄소배출 감축,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친환경 설비·인프라 구축에 많은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규제 기한이 촉박하다며 산업 전반의 활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탄소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지난달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발표했고, 우리 정부도 ‘2050 탄소중립’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탄소 감축은 기업들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기업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과 기회요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구축을 위해서는 환경 이슈의 선제적 대응이 필수라는 인식도 팽배하다.

특히 탄소 문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공정 전환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은 물론, 태양광과 지열 발전 시설을 설치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탄소중립과 함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세계 각국의 정책에 대응하고, 재생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다.

주요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생산, 사무 시설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모두 재생 에너지로 대체한대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 확대, 업무용 친환경 차량 도입 등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탄소배출 저감과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 환경 이슈는 전 기업이 공통된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친환경 경영은 기업의 성장과 직결되는 문제다.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는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탄소중립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구조 전환 등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준비 부족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주요 선진국들은 탄소중립을 장기간에 걸쳐 추진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1990년부터 2050년까지 60년에 걸쳐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독일은 1990년부터 2045년까지 55년 동안 탄소중립을 계획 중이다. 

미국은 2007년부터 2050년까지 43년을 소요기간으로 계획하고 있고, 일본은 2013년부터 2050년까지 37년에 걸쳐 탄소중립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18년을 기준으로 2050년까지 32년간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라 상대적으로 기간이 짧다.

석유화학·정유·철강 등 에너지집약형 고탄소배출 제조업이 핵심이 우리나라 산업구조도 탄소중립에 애로로 지적된다. GDP 중 제조업의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2018년 기준)은 우리나라가 26.6%로 영국(8.8%), 프랑스(9.9%), 미국(11.3%) 등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탄소집약도(GDP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 kg/달러, 2017∼2019년 평균)도 0.33으로 프랑스(0.11), 영국(0.12), 독일(0.17) 등 선진국에 높다.

신재생 에너지 확대도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2020년 기준)은 7.2%로 독일(46.7%), 영국(44.9%)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자연조건 등의 이유로 재생에너지 발전 잠재량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현실에서 충분한 정책적 지원 없이 온실가스 감축 등이 시행되면 산업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급격한 탄소감축을 지양하고, 탄소저감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등 합리적인 탄소중립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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